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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5일 화요일

한국의 도교 전시.






신선도를 보니 불로불사 영약을 만들었던 도사들도 탈모치료제는 만들지 못했던 모양이다. 

동생과 웃자고 한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옮겼는데, "원래 도사들은 앞머리는 밀어버리고 다른 머리털은 머리에 쓰는 도관(맞나? 암튼 저 족두리 같은거)에 밀어넣는 것으로 알고있음. 그니까 선천적 대머리는 아니라는 야그."라는 답을 들었다.



2014년 3월 1일 토요일

버스에서.

죽전에서 분당을 지나 과천을 거쳐 여의도까지 가는 7007-1번 버스가 있다. 나는 분당에서 과천으로 가는 대중교통을 찾다가 이 버스 노선을 알게 되었다. 지도앱에서 검색하기론 배치간격이 20분이라는데 50분 정도를 기다렸다. 버스에 타자 마자 기사님께 물었다. 

이 버스 배치간격이 몇 분이에요? 

나의 말투엔 분명 짜증이 섞여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사님은 흥분하지 읺고 친절하게 답했다. 

주행거리가 원체 긴데다 주말에는 배차가 길어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 오래 기다리셨어요? 

그 말을 듣고 보니 납득이 되었다. 이 긴 거리를 오가는 버스를 타는 사람들은 대개 경기 남부에서 서울시 중심부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승객일 것이다. 휴무일인 토요일 한낮의 버스는 드문드문 비어 있었다. 버스 기사에게 배차간격을 결정할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에게 화를 내는 건 정말로 부당한 일이지만, 그럼에도승객들의 지청구를 들어야 하는 입장인 기사님을 위로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 조금 거짓말을 했다. 

한 30분 정도 기다렸어요. 

운전석 뒷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버스 기사님은 배차대수가 적어서 대기시간이 긴 것도 문제이지만, 그보다도 버스 도착을 알리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가 탄 정류장에서는 시간이 맞던데요?

경기도에선 괜찮은데 서울에선 차이가 나요. 여의도에서도 그러고 사당에서도 그러고. 오 분 정도 차이가 날 때가 있어요. 손님들이야 전광판 보고 오 분 있다가 버스가 오겠거니 기다리면서 스마트폰보고 있는데, 그 버스는 지나가 버리고 다음 버스 대기시간이 뜨는 거죠.
 
승객 입장에선 황당하겠네요. 

당연히 그러시겠죠. 오 분 뒤 도착에서 갑자기 오십 분 뒤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 다음 차를 타면 화가 나서 얘기를 하세요. 지금이야 날이 좀 풀려서 낫지만 겨울에 추울 때 날이 궂어서 비라도 오면 거즘 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자니 얼마나 화가 나겠어요. 

버스 도착알림 시스템에 오차가 있는 건 시스템을 운영하는 지자체 책임이지 기사님이 잘못한 일이 아니잖아요. 

사실 운전수야 운전하는 게 일인데... 그래도 손님들께 친절하게 대해야죠. 왜냐면 버스는 말입니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란 말이에요. 버스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면 한 두 사람이 다치는 게 아니라 아주 수 십 명 대형사고가 난단 말이에요. 운전할 때 화 내고 마음이 안 좋으면 난폭운전 하게 되고 그러다 사고 나면, 아휴.

그렇군요. 

그리고 우리가 친절하게 잘 해야 7007-1번 버스 타는 분들이 지하철 타고 갈까 하다가도 그냥 기다렸다 버스 타고 가자, 그 버스는 기사가 친절해서 좋더라, 그러지 않겠어요? 그러면 승객이 늘고 버스도 늘고 기사도 좋고 회사도 좋고 안 그래요?

버스 기사님의 직업의식에 감동받았다. 자기가 하는 일에 이렇게 자부심을 가지고 버스운행 외에 추가되는 감정노동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니 놀라웠다. 진심을 담아 그에게 말했다. 

기사님 자부심이 대단하세요. 

아휴 자부심이라기 보다는... 친절이란 게 말입니다, 사실은 내가 좋자고 하는 거예요. 웃으면서 인사하면 손님도 웃고 기분 좋게 운전하면 일하는 게 즐겁죠. 물론 손님도 제 차 타는 동안 기분 좋기를 바라지만, 제일 기분 좋은 사람은 저예요. 하루 종일 차 안에 있는데 신나게 일해야지. 그냥 하루 하루 어떻게 넘긴다 이런 생각으로 일하면 버스기사 오래 못 해요. 

기사님의 직업의식과 인생철학에 감화되고 말았다.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버스기사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일테면 버스운전을 하다가 졸음이 올 때가 있는데 그렇다고해서 잠시 차를 대놓고 쉬었다 갈 수는 없으니 이 분은 일부러 전화통화를 하신단다. 어떤 승객이 보기에는 운전자가 딴짓을 하는 것 같이 느껴질 수도 있고 말소리가 거슬릴 수도 있겠지만, 기사님의 목적은 졸음을 날려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좀 더 많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면 화를 낼 일도 없겠네. 기사님과 얘기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쓰고 나서 보니 이것은 버스회사 홍보글도 아니고 뭥미; 

여튼 버스 운행 시간 정확하게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 추천 바랍니다. 배차간격 20분엩 속아서 약속시간 완전 대박 늦었음. ㅠㅠ

2014년 2월 28일 금요일

2월의 메모.

요즘 너무 바빠서 못 적어놨던 일들 메모라도 해놓아야 안 까먹을 듯. 

밀양 가서 할매들이랑 노래부르고 녹음을 했다. 트롯트롯 뽕필충만 힐링받고 왔다. 담에 밀양에 갈 때는 색도화지랑 마커랑 들고 가서 유행가 가사를 큰 글씨로 적어드리고 와야지.

면생리대를 여러 디자인으로 개량해보고 있는데 재미있다. 블로그도 하나 새로 만들었다. 이 블로그는 정보만으로 채워야지.

너무 낡은 티셔츠를 북북 찢어서 면실을 만들어 뜨개질로 러그를 만들고 있다. 한 달 넘게 느릿느릿 조금씩 완성하는 중이다. 덕분에 버스 타기가 즐겁다. 

성남환경운동연합에서 집행위원이 되었다. 대체 왜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다. 삼십대란 뭔가 나서서 일을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어쨌든 엄청 맛좋은 유기농 감을 선물받아서 매일 아침 먹는다. 

밥을 제때 못 먹어서 본의 아니게 간헐적 단식 중. 점심이나 저녁을 거르는 때가 종종 있는데 바쁘니까 허기도 안 느낀다. 심지어 밥 먹게 되면 씹어 삼키는 게 힘들어. 그럼에도 체중은 줄지 않는다. 나는 조난을 당해도 아주 오래 살아남을 것 같다.

고양이 도도가 요즘 사춘기인 모양이다. 자주 만나지 못해 아쉽다. 고양이 주인인 남자친구도 보고 싶다. 통화하면 고양이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되는데 마치 자식 이야기 나누는 부부 같이...;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말한다면 좋으련만.


스쿠터 운전실력이 점점 좋아지는 기분, 하지만 방심은 위험하지. 성남에서 하남 정도 오갔는데 의왕 과천까지 한 시간 정도 거리는 어렵지 않게 달린다. 운전에 스트레스 받는 빈도도 줄어드는 듯.


주기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는데 자기객관화와 성찰에 도움이 되고 있다. 부모님과 감정적인 대립이 심한데 이런저런 문제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내가 좌절하고 포기하는 대신 표현하는 쪽을 택한다는 것은 좀 더 강해졌단 증거라고 본다. 효도는 모르겠고 일단 건강하게 살고 봐야겠다.


귀농귀촌에 대한 인터넷 강의를 듣는 중.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나는 농사 지으면 밥 굶을 것 같다. 그냥 글이나 팔자.


일산 킨텍스에 가서 인터뷰. 북한 국적인데 중국에서 활동하고 사실 고향은 남한인 노년의 화가, 본인은 남한에 방문하지 못하고 중국 국적인 딸이 와서 만나보았다. 인생이 드라마, 하지만 격동의 현대사를 거치면서도 꼿꼿하게 작품을 계속해온 결과물을 보니 혈관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남에게 이렇게 하자고 주장하는 일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에게 부족했던 것은 말재주나 글재주가 아니라 신념이었던 것 같다. 경기녹색당 대의원대회 준비하면서 당원 결의안을 작성했다. 자정을 넘겨 지금까지 급하게 써내려간 지라 적확한 용어를 고민하지도 못했고 문장은 거칠며 구성은 허술하다.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글이 아니지만,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고 있기에 다른 사람에게 내보이기 부끄럽지 않다. (왜 녹색당 이야기를 쓸 때면 신앙을 간증하는 기분이 드는지 몰라...; 아,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벌써 네 시가 넘었네... ㅠㅠ)

친구가 말했다. 너 너무 정치적인 것 같아. 내가 답했다. 나는 우리나라에 핵발전소만 없어지면 정치따위 신경쓰지 않을 거야. 친구가 말했다. 씨발 평생 가겠네. 아니야. 내 평생 안 갈 거야.

무거운 건 달콤해. 그리고 너는 무거운 걸 달콤하게 여길 거야. 글쎄. 달콤하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섹스는 가볍고 달콤한데.


분노하는 이유는 결국 사랑하기 위함입니다.


- 2월의 마지막 날도, 녹색당 당원들과 함께 보낸다. 좋네.


장수의 비밀.



"하기 싫을 때는 하지 마, 안 하면 되잖아."

고인오 할머니의 말씀, EBS 장수의 비밀 <아흔한 살, 해녀 할망>

해초와 해산물, 채소 위주로 끼니를 거르지 않고 식사하고, 병원에 자주 다니고,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고, 부지런하게 몸을 놀리며 꾸준히 일을 한다는 등의 생활습관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이런 생활습관이 장수의 원인인지 반대로 건강의 결과인지는 잘 모르겠다. 건강한 체질을 타고 났기 때문에 이렇게 생활할 수 있고 결국 오래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해녀 할머니가 말씀하는 삶의 태도는 타고나지 않아도 배울 수 있을 테니,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하기 싫은 일은 하지 말고 먹기 싫은 음식 먹지 말자.


2014년 2월 19일 수요일

일상의 기록.




일요일 저녁, 영화 <또하나의약속>을 보러 극장에 갔다. 흥행이 어찌나 잘 되었는지 빈 좌석이 별로 없다. 결국 밤 10시 티켓으로 두 장 구입했다. 하릴없는 시간이 생겼지만 참으로 기쁘다. (물론 기쁨의 포인트는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볼 남자가 있다는 점이다.)





성남환경운동연합 총회에서 나무판으로 만든 감사패를 전달하는 장면입니다. 감사패나 임명장이나 우승컵;같은 것도 나무로 만들면 좋겠어요. 사람의 몸은 죽으면 사라지고 이름도 결국 언젠가 잊혀질 텐데 플라스틱이나 금속에 새겨야 할 필요가 있나 싶네요.
- 차0희 사람들 기억속에 남기고, 무덤도 패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면...




녹색평론 독자모임 친구들과 함께 남한산성에 갔다.
허물어져 가는 돌벽을 따라 걸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
이 벽을 굳이 시멘트로 돋우어야 할까?
우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래 전에 친구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있다. 돈 빌려줄 때는 잊어버려야 맘이 편하다는 어느 스님 법문을 듣고 진짜로 잊고 있었다. 친구가 그걸 돌려주면서 그동안 독촉하지 않아주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카드사와 대부업체에서 어지간히 시달렸던 모양이다. 돈을 받으니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 정말 기억 못하고 있었다고 낄낄 웃었다. 여유가 있을 때는 빌려줄 수 있어서 좋았고 좀 쪼들릴 때는 돈이 생기니 좋다. 정말 잊으려고 하면 쉽게 잊어지는구나. 내 기억력은 좀 짱인듯.
- 최0식 저는 장기투자 중입니다. 사람이 부도나지는 않더라구요.



경기녹색당 대의원대회 준비하면서 전화를 돌리고 있다. 전화를 안 받는 당원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어떤 분 전화를 했더니, 고객님의 전원이 꺼져 있어...라는 안내멘트가 나왔다. 바로 문자를 보내는데, 김ㅇㅇ 고객님~ 이라고 써버린 걸 전송 누르고 깨달았다. 이 당원님 황당하시겠네. 당원고객님 많이 놀라셨죠...;
- 박0호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녹색당에까지 미쳐, 당원을 고객취급하는 이 비참한 세태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군요.





올림픽.

술 마시며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 중계방송을 보다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케이터 첫번째와 열번째 사람의 경기 기록이 고작 일 초 차이도 안 난다. 그게 뭐라고 싶은데. 싶다가도 눈 깜짝하는 시간보다 더 빨리 빙판을 달리는 게 중요할 수도 있구나. 지금 얼음장을 달리는 사람들 모두 멋져. 기록은 기록을 갱신한 사람들의 이름만 중요하게 여길지라도 모두 잘 했어. 아니 사람이 어떻게 맨몸으로 시속 오십킬로미터를 넘게 가니! 축복해야 할 일이지.

올림픽의 장점은 이글이글한 눈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강의.

심심할 때는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요즘은 경기도에서 제공하는 평생학습-홈런 사이트에 자주 접속한다. 영어나 중국어 강의를 틀어놓고 따라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외국어를 소리 내어 따라하는 일은 노래를 부르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 외국어 강좌 외에도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강의도 있고, 생활이나 취미 관련 강좌도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다. 당장 쓸모는 없을지라도 마사지하는 방법이나 요리법을 배우고 아이의 아토피에 대비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마사지법을 알고 해보니 유용하더라.

홈런에서는 사이버교육 전문업체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에 유저가 직접 기획한 콘텐츠를 론칭했다. 이른 바 착한 콘텐츠. 그 중에 '천연소재를 활용한 나만의 청소 노하우' 영상 무척 신기하다.

http://www.homelearn.go.kr/front/community/GoodContentsAction.do?method=newList&buSeqNo=1&rowNum=0

영상에서는 평범한 가정주부가 나와서 자기 집 부엌과 화장실 등을 공개하고는 가정에서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용하는 재료는 천연이라기보단 생활용품에 가까운 것들. 식초, 베이킹파우더, 레몬껍질, 귤껍질, 소금, 소주, 샴푸린스 등이다. 사실 이런 생활정보는 인터넷에 넘쳐나고 이미 알고 있던 내용도 있었지만 한방에 모아서 보니 신기한 노하우가 많더라. 일테면 욕실 거울을 헤어 용 린스로 닦아주면 김이 서리지 않는다고 한다. 놀랍지 아니한가?


(이 리뷰를 작성하고 한국민속촌 입장권을 받았다. 행운이네!)


2014년 2월 3일 월요일

생활한복.



봄 옷 +ㅇ+ 노랑 저고리에 연두색 치마 갖고 싶다.

http://www.zjs.kr/front/php/product.php?product_no=310&main_cate_no=1&display_group

승복/법복/생활한복/개량한복 전문생산업체 지장사

2014년 1월 13일 월요일

독서취향 테스트.

http://book.idsolution.co.kr/

나는 열대우림 독서취향이란 결과가 나왔다. 취향에 대한 설명은 공감한다. 하지만 이 사이트에서 취향에 맞을 거라고 추천하는 책은 대개 다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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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의 원천인 태양의 영향력이 가장 두드러진 곳. 어마어마한 태양 에너지로 인해 엄청난 양의 강수량과 엄청난 생산력의 동식물군이 번성한다. 열대우림이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 지구 표면의 3%에 불과하지만, 이곳엔 전지구 생물의 15%가 살고 있다. 이곳에 사는 생물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 아직도 인간에 발견되지 않은 동식물들을 헤아릴 수 없다.

극단적으로 다양하고 비옥한. 열대우림의 자연적 특성은 당신의 책 취향을 대변하기에 가장 적당합니다.

•밀림 같은 포용력:
마치 열대우림과도 같은 극도로 다양하고도 조밀한 책 소비 행태를 보임. 그 어떤 극단적인 내용이라도, 그 어떤 괴상하고 수상한 내용이라도 이 취향에선 대체로 기꺼이 소비되는 편. 가장 다양한 종류의 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지적인 대식가' 계층.

•태양 같은 직관력:
중요한 사실은 돼지처럼 무작정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수준 높은, 가치있는 책을 정확히 판단한다는 점. 이런 심미적 분별력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보임.

•원시적인 진실성:
당신의 취향은 뭔가 있는 그대로의 진실된 내용과 표현을 선호함. 비록 조잡하고 미숙하더라도, 책이라면 무릇 솔직하게 자신감있게 꾸밈없이 쓰여져야 함.

당신의 취향은 전체 출판 시장의 약 5% 정도에 불과하지만, 소비 규모는 15% 이상일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유명 소설 작가의 상당수가 이 취향에 속합니다. 당신의 취향 중에도 작가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 많을 듯.

2014년 1월 8일 수요일

문규현 신부와 함께 하는 우주순례 피정.




우주순례피정이라니, 뭘까? 가톨릭 신자도 아니고 피정을 가본 적도 없고 우주를 순례할 계획 같은 것은 정말로 없지만, 주말 동안 문규현 신부님 가까이서 목소리 듣고 있으면 참 행복하겠다 싶어서 일단 스크랩.



'문규현 신부와 함께 하는 우주순례 피정' 전체 일정 개요

<주제>
사순 피정 '한없이 자비로운...'
에코 피정 '한없이 경이로운...'
대림 피정 '한없이 신비로운...'

<피정 일시와 장소>
* 사순 피정 '한없이 자비로운...'
사순 첫 주일 3월 8일(토) 오후 3시-9일(일) 오후 3시
전북 익산 나바위 성지 내 피정의 집

* 에코 피정 '한없이 경이로운...'
연중 5월 24일(토) 오후 3시-25일(일) 오후 3시
충남 논산 씨튼 영성의 집

* 대림 피정 '한없이 신비로운...'
대림 첫 주일 11월 29일(토) 오후 3시-30일(일) 오후 3시
전북 익산 나바위 성지 내 피정의 집

동반자 : 문규현 신부, 임선영, 이정규
주 관 : 마중물가치교육연구소

<피정 주요 내용>
* 사순 피정 '한없이 자비로운...'
초신성과 홀론 등의 우주이야기를 통해 우주에 깃든 희생과 소멸, 생성의 의미를 이해하고, 하느님의 뜻이 그리스도 수난과 죽음을 통해 사랑과 일치라는 계명으로 새롭고 완전하게 드러남을 묵상함.

* 에코 피정 '한없이 경이로운...'
우주 진화 138억년 여정을 통해 온 우주만물이 하느님을 통해 창조되고 서로 연결된 하나의 지체임을 이해하며, 지금여기 우리를 통해 새 창조 역사가 계속되고 있음을 묵상함.

* 대림 피정 '한없이 신비로운...'
어둠과 빛, 신비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이해를 통해 구원과 메시아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고, 개인적 꿈과 소망, 공동체적 희망을 통합하고 묵상함.

<참가 안내>
* 참가대상 : 관심 있는 분 누구나 - 일반인, 신앙인, 수도성직자...
* 참가신청 : 070-8714-3532, 010-3277-5845, values@ecovalue.kr
* 참 가 비 : 각 피정 당 5만원. 학생 3만원
* 입금계좌 : 우리은행 1005-301-815212 사단법인생명평화마중물

* 각 피정은 주일 파견미사로 마무리합니다.
* 아래 도서를 미리 읽고 오시면 도움 됩니다.
[경이로움], 주디 카나토 저, 이정규 옮김, 성바오로, 2013
[우주 속으로 걷다], 브라이언 스윔 & 메리 에블린 터커 공저, 조상호 옮김, 내인생의책, 2013

순결한 여자에 관한 거짓말.

 
아이네스 판 람베르데 & 비누드 마타딘
출처: 토이, 독투불패


여자는 순결하게 태어났다. 그녀의 부모는 몸을 섟지 않고 그녀를 수태했다. 두 사람이 그 이전에 또는 이후에 얼마나 자주 섹스를 했는지는 그녀와는 아무 상관 없는 문제이다. 그녀의 존재는 오직 어미의 난자 하나와 아비의 정자 중 하나가 만나서 형성된 것이므로 다른 난자들과 정자들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실패의 역사는 그녀가 책임질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시험관 속에서 수정되었다. 안전한 실험실에서 그녀는 마침내 수정되었다. 그 수정란은 어미의 자궁을 빌려 자라났지만 태아가 세상으로 나올 때에는 어미의 질을 통과하지 않았다. 그녀의 출생은 예수만큼 순결했으나 그 과정에 신의 개입은 없었다. 그녀의 순결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물질적이며 과학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순결하게 태어났으므로 순결한 채 죽기를 원했다. 죽은 지 사흘만에 다시 태어나는 초현실적인 죽음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물질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죽기를 원했다.

여자의 부모는 어렵게 얻은 자식을 사랑했지만 여자에게 만족할 수는 없었다. 여자의 가랑이 사이에 고추가 달려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자가 어린이집에서 한글쓰기를 배우고 팔절 도화지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제 이름 석 자를 그려 넣었을 때 여자의 어머니는 기뻐하는 한편으로 아쉬워했다. 저 애가 사내자식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할머니의 한탄, 외동딸은 커서 아들 노릇을 한대요, 하는 고모의 위로가 뒤따라 들렸다. 아버지는 한 번도 그런 말을 입 밖에 내었던 적이 없지만 딸과 함께 느린 걸음으로 공원을 산책하다가 그 또래의 남자가 딸애 또래인 아들을 데리고 캣치볼을 하거나 승패가 이미 결정되어 있는 달리기 시합을 하는 모습을 보면 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여자는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배구공을 사달라고 부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공원으로 나가 아버지가 던진 공을 얼굴로 받아내고 나니 저도 모르게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아버지는 몹시 미안해하며 어린 딸을 달래주었으나 그의 표정에 담긴 실망감이나 수치심을 감추지는 못했다. 여자는 아버지의 실망감과 수치심을 감지했고 주변의 사내아이들에게 적개심을 느꼈다. 이후로 여자는 유치원에서 남자아이들끼리 모여 공놀이를 하고 있는 데 슬쩍 끼어들어 공에 부딪히고는 곧바로 울음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놀이를 방해하곤 했다. 교사가 달려와서 우는 여자를 달래고 사내아이들의 위험한 공놀이를 중단시킬 때면 여자는 만족감을 얻었다. 복수에 성공했다는 만족감, 그러나 어린 여자는 복수의 대상이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여자는 어머니를 기쁘게 하기 위해 굳이 분홍색이 아닌 옷을 골라 입었다. 여자의 머리카락은 목덜미가 드러나는 짧은 단발머리였기 때문에 연두색 티셔츠에 진청색 반바지를 입혀 놓으면 얼핏 남자아이 같이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차려입고 어머니와 함께 공원에 도착하면 손을 놓아버리고 어머니를 앞질러서 있는 힘을 다 해 달려 나갔다. 공원에 아이를 데려온 다른 엄마들이 여자의 어머니에게 말을 걸어 왔다. 아들이 귀엽다거나 아들이 건강하고 활기차다고 칭찬하기도 했고 아들이 몇 살이냐 어느 유치원애 보내느냐 하고 묻기도 했다. 여자는 사내아이들 주변을 기웃거리면서도 어머니가 어떤 대화를 하고 있는지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어머니는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웃에게는, 선머슴이라 그렇지 딸이에요, 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연히 공원에서 만나 다시 만날 일이 없는 이들에게는 굳이 딸의 성별을 밝히지 않았다.

분홍색 옷을 입고 싶다는 욕구는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여자가 크레용을 들고 그림을 그릴 때는 언제나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이 주인공이었다. 그림 속 공주는 치렁치렁한 노랑머리를 예쁘게 말아 늘어뜨려 놓았으며 우아한 분홍드레스 아래로 굽이 높은 빨간 구두를 신었다. 공주남의 침대는 분홍색과 보라색으로 그려졌고 크림색 망사 레이스가 너울거렸다. 공주님의 방에는 아름다운 꽃이 자랐고 커다란 창 너머로 높은 탑이 솟아 있었다. 여자는 유년시절 내내 거의 비슷한 그림을 그렸다. 그림 속 세계에서 여자는 공주님, 즉 여자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림그리기를 아주 좋아했다.

여자가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는 것을 특별하게 여긴 부모는 여자를 미술학원에 등록시켰다. 그러나 선긋기부터 시작해 명암 넣는 원리를 배우며 하얀 석고 블록을 따라그리는 과정은 여자애게 아무 의미 없는 행위였다. 그럼에도 여자는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따분함을 참고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몇 년이 지나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에는 인물의 초상화를 사실적인 데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과장된 부분이 적지 않았지만 부모를 만족시키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실체보다 눈매가 더 선명하고 코는 오똑하며 턱은 강인하고 피부의 지저분한 모공이나 잡티는 생략하되 머리숱은 풍성하게 그려진 자신의 초상화를 받아보고 진심으로 감탄하며 말했다. 우리 집안에 여류화가가 나오겠구나! 어머니는 실력이 있는 선생님을 찾아 개인교습을 시켜줘야겠다고 했다. 아버지는 당장 알아보라며 어머니를 재촉했다.

첫번째 과외교사는 어머니 또래의 여자 화가였다. 유명한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십여 년이 지났고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매 주 세 번 두 시간 씩 그림 수업을 하고 한 달이 지나서 이 화가는 스승의 자격으로 여자의 그림을 평했다. 성실하고 재능은 있는데 기계적인 재현에 집착하고 있군요. 이런 말은 여자의 아버지에게 모욕적인 언사로 느껴졌다. 여자의 아버지는 화가에게 자기 딸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확답을 얻고 싶었다. 그는 이렇게 물었다. 본래 여류화가의 그림은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섬세하고 묘사적이지 않습니까? 추상표현주의 유행이 끝나가던 시절에 대학에서 배웠던 화풍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던 화가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여류화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어떤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

다음 과외교사는 20대 후반의 대학원생이었다. 젊은 남자는 학부 때 부터 인물화를 즐겨 그렸는데 왜곡된 형태와 과감한 채색이 주는 격렬한 느낌이 강했다. 그가 가져온 포트폴리오는 미술에는 문외한이나 다름 없는 여자의 부모가 보기에도 이 사람이 진짜 화가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었다. 여자의 아버지는 젊은 남자 화가에게 술을 대접했다. 꽉막힌 직장생활에 지쳐가고 있던 아버지는 이 젊은 남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무기한으로 떠나버린 외국 배낭여행 이야기가 끝나고, 남자가 인물을 고집해 그리는 이유라든지, 고갱의 인물화애는 무엇이 빠져 있는지, 피카소의 인물화는 어째서 완벽한지, 끝 없이 이어지는 남자의 말을 들으며 여자의 아버지는 황홀한 여행을 즐겼다. 급기야 아버지는 남자에게 이 집에 교사로 입주하는 것은 어떤가 하는 제안을 하기에 이르렀다.

여자의 어머니는 잠시 만류했으나 곧 이 제안이 자기에게 얼마나 유리한지 깨닫고 수락했다. 아버지의 아버지는 중풍으로 거동을 하지 못하게 되어서 큰아들의 집에서 머물고 있었다. 큰아들과 며느리는 효심이 깊었지만 환자를 돌보는 노동의 고됨은 그 한계를 넘어선 시점이었다. 둘째 아들이었던 여자의 아버지는 형이 지친다면 아버지를 자기 집으로 모셔오겠노라 선언했던 바 있었다. 이들 세 식구가 사는 집은 큰 방이 2개, 작은 방이 2개, 욕실이 3개 있으며 거실과 주방도 넓은 대형 아파트였다. 여기에 아버지를 모실 방 하나가 없다고 한다면 너무나 매정한 일이 될 것이었다. 그러나 만약 입주 가정교사가 들어온다면 안방과 딸의 침실, 교사의 침실에 더해 그림교습을 할 작업실이 필요해질 것이다. 모든 계산을 빠르게 마친 어머니는 젊은 남자를 환영했다.

학교 근처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을 빌려 작업실을 꾸미고 작업실 한귀퉁이에 접이식 침대를 펴고 생활했던 젊은 남자가 이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다음 날 남자는 얼마 되지 않는 짐을 싸들고 이사를 왔다. 이후로 남자는 가족과 함께 영양이 균형잡힌 식사를 했다. 남자의 세탁물은 매주 두 번 오는 파출부 아주머니가 해결해 주었다. 빈티지 스타일의 면셔츠가 빳빳하게 다림질된 것을 받아들고 잠시 당황하기는 했으나 남자는 싫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학교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조금 멀어졌다는 것이 굳이 칮을 수 있는 단점이지만, 무상으로 숙식이 제공되었고 그림교습으로 얻는 수입은 그의 대학원 등록금을 대기에 충분했다. 무명에 가까운 화가로서 이보다 나은 주거환경과 일자리를 찾아낼 가능성은 없었다.

젊은 남자는 어린 여자 제자에게 유화물감 다루는 법을 알려 주었다. 여자는 남자가 하는 대로 캔버스에 사람을 그렸다. 집안의 모델은 주로 어머니 때로는 아버지였다. 한 번은 파출부 아주머니도 의자에 앉았다. 아주머니는 모델이 된다는 데 흥분했고 그 결과물을 보고는 너무나 감격해 어린 여자의 손을 꼭 잡고 그 그림을 가져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여자는 일단 유화물감이 마르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답했다. 그리고 저녁에 아버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비록 자기가 그린 그림이었지만 여자는 아버지의 집에서 생산된 그림에 대한 소유권은 아버지에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뛸 듯이 기뻐했다. 무지렁이 파출부조차 딸의 재능을 알아 보았다는 증거가 아닌가. 아버지는 기쁜 마음으로 그림을 주지 말라고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값나가는 재산이 될 것이 분명한 재산을 모델에게 넘겨줄 수는 없는 법이었다. 대신 아버지는 파출부에게 모델 일에 대해서는 따로 수당을 지급하겠노라 제안했다. 파출부는 못내 아쉬워했지만 추가수당을 마다하지 않았다.

여자가 붓을 다루는 솜씨가 조금씩 나아지면서 집안에는 부모와 파출부 아줌마의 초상화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초등학생의 실력이라 보기 어려운 수준의 작품도 종종 완성되었다. 남자는 다른 모델을 찾아보려 했지만 여자는 낯선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다. 여자는 처음 보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일 조차 어려워했다. 여자는 말수도 적었고 학교생활은 외토리에 가까와서 집으로 친구를 데려오는 일도 없었다. 남자는 여자의 내성적인 성격을 예술적 기질의 일부로 인정했다. 그는 이런 제안을 했다.

이제 자화상을 그려보자.

여자는 자기 자신의 몸을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을지 겁이 났다. 자기의 몸을 관찰하는 일은 상상만으로 두려웠다. 남자는 여자에게 손이나 발 같은 신체의 일부분부터 시작해 보라고 일러주었다. 여자는 선생이 시키는 대로 자기 손을 그렸다. 손바닥, 손등, 주먹, 브이를 그리는 손가락, 중지만 치켜올린 손 모양은 그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렸다. 모델을 서는 왼손이 힘들어지기 전애 빠르게 완성을 하다 보니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다음으로 발을 그릴 차례였다. 위에서 내려다본 발등을 그리고 발목을 비틀어 다른 포즈로 몇 점을 더 그리고 나니 발바닥을 그리고 싶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손바닥만한 크기의 거울을 가져다 주었다. 거울을 방바닥에 내려놓고 발바닥을 비춰 보라는 것이었다. 여자는 정면으로 반영된 자신의 발바닥을 그렸다. 그리고 나서 벽거울 앞에 서서 손거울에 자신의 등과 엉덩이를 비추어 보았다. 이제까지 제 눈으로 보지 못했던 자기 몸이 생긴 모양을 구석구석 관찰했다. 그러다 거울이 가랑이 사이로 향했다. 오줌과 똥이 나오는 곳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여자는 제 방으로 들어갔다. 바닥에 쪼그려 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거울에 비친 똥구멍의 모습을 관찰했다. 조글조글한 갈색 주름이 꿈틀거렸다. 여자는 똥구멍 주름이 움직이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오줌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손거울을 조금 더 앞으로 당겨왔다. 희고 토실토실한 살이 접혀 있었다. 여자는 거울을 바닥에 내려놓고 몸을 더 쪼그리고 앉아서 양손으로 살이 접힌 부분을 벌려 보았다. 안에는 불그스레한 살점이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피부가 아니라 내장 같은 붉은 빛이었다. 여자는 깜짝 놀라 주저앉고 말았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내장 같은 붉은 살점의 모습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다음 날 학교에 가서도 내내 그 생각이 떠올랐다. 집으로 돌아와 작업실에 들어섰을 때 여자의 어머니는 공기청정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었다. 유화물감을 녹이는 테레핀유에서는 자극적인 독특한 냄새가 나는데 어머니는 그 냄새를 싫어했다. 중풍 걸린 시아버지의 똥냄새보다야 나을 테니 참고 지내는 것 뿐이었다.

어머니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남자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그 냄새가 괜찮아? 남자는 흐흐 웃다가 답했다. 한참 그리다 보면 향긋하게 느껴져요. 여자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아무리 그림에 집중을 한대도 기름 냄새는 역겹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않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지어 보이며 코로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여자는 밑칠을 해둔 3호 캔버스에 브라운 톤의 물감을 펴발랐다. 충격적이었던 붉은 살점 대신 재미있는 똥구멍을 그려볼 참이었다. 컬러를 바꿔가면서 소용돌이 치듯 움직이는 똥구멍을 그렸다. 어제 보았던 기억이 생생해서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묘사해 나갔다. 어머니가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물었다. 그건 대체 뭐니? 여자는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 망설였다. 여자가 머뭇거리자 남자가 대신 답했다. 애널이네요. 여자는 애널이란 영단어를 몰랐기에 어떤 터널 같은 것을 부르는 이름이라고 넘겨짚었다. 애널이 아니라 똥구멍을 그린 거예요, 라고 설명해야 할까 싶어 남자와 어머니를 번갈아 보는데 남자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어머니의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가득했다.

여자가 어떻게 끼어들어야 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이 남자가 말을 이어갔다. 이제 누드작품도 시작할 때가 됐군요.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세계의 명화는 대개 누드잖아요. 담담한 척 했지만 어머니의 얼굴은 붉게 달아 올라 있었다. 남자는 따듯한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에게 부탁했다. 전문 모델 부르는 것보다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어머니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저었다. 남자는 재차 권유했다. 어머니도 아시잖아요. 낯선 사람 모델로 들이면 제대로 보지도 못할 텐데.

여자는 이 대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똥구멍 그림 때문에 엄마가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 같다는 추측을 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똥구멍 그리면 잘못인가요?

남자와 어머니는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는 고개와 함께 두 팔도 내저었다. 아니야. 잘못한 거 없어. 남자가 단언하고 여자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어머니는 결심을 한 듯 침을 꿀꺽 삼키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너 이제 옷 입은 사람 말고 옷 벗은 사람도 그려볼래?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남자에게 물었다. 그런데 선생님 앞에서 옷 벗고 있으면 부끄럽지 않아요?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대학에서는 누드 수업이 있어서 모델을 불러다가 학생들이 빙 둘러서서 그리거든. 처음에는 어색할 수도 있지만 다만 그림을 그리는 것 뿐이잖아.

ㅡㅡㅡ

보통 스틸녹스ㅡ수면유도제 먹고 누우면 십오분정도 지나 스르르 비몽사몽 넘어가는데 이 날은 무려 삼십분이 지나도록 잠이 안 와서 약에 취해 이런 걸 썼다.  뎀파졸 들어간 수면유도제 부작용 중 하나로 몽유병 비슷하게 뇌만 재우고 몸은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는데 
이것도 일종의 몽유상태에서 나온 기록. 똥구멍에 대한 탐구와 어머니의 불륜을 상상하는 뭐 이런 것들이 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이 가족 어떡하니..... 남자와 어머니 사이에 정분이 나겠지. 아마도. 외로운 중년 여자의 몸에 그토록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은 처음. 여자는 이 상황을 분명히 눈치채겠지만 그림 선생님이 쫓겨날까 두려워 아버지에게 밀고하지 못할 테고. 그러나 알고 보니 집 밖으로 나돌던 아버지는 게이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남자화가는 바이섹슈얼이라 아버지랑도 쿵짝쿵짝. 이래 되면 막장드라마 한 편이 나오겠다.

2013년 12월 27일 금요일

독서메모.


1.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을 즐겨 듣는다. 방송에서 황정은 작가님이 추천한 책, 북극허풍담을 후르르 읽었다. 짧은 이야기 모음집으로 극지대의 일상에 재미가 차고 넘친다. 인물과 상황과 사건이 모두 기괴한 느낌.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이토록 생생하게 읽히다니 신기한 일이다.

2.
수잔 손택의 일기 모음, 다시 태어나다,를 읽고 있다. 얼마 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위대한 작가-평론가가 남긴 개인적인 메모를 훔쳐보는 재미가 대단하다. 손택도 이렇게 자기확신이 없고 우울하고 불안한 이십대를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어쩐지 위안이 되기도 한다.

1957년 12월 31일의 일기.
일기를 쓰는 것.
일기를 개인의 사적이고 비밀스런 생각들을 담는 용기-속을 터놓을 수 있는 귀머거리에다 벙어리, 문맹인 친구처럼-로만 이해하는 것은 피상적이다. 나는 그저 일기에다가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보다 더 솔직하게 나 자신을 털어놓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을 창조한다. 일기는 자아에 대한 이해를 담는 매체다. 일기는 나를 감정적이고 정신적으로 독립적인 존재로 제시한다. 따라서 (아아,) 그것은 그저 매일의 사실적인 삶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많은 경우- 그 대안을 제시한다.

3.
강신주의 감정수업.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분류한 인간의 욕망 48가지를 두고 각각의 감정을 잘 드러내는 문학의 한 장면을 인용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좀 더 소소한 내용은 따로 한 페이지를 구성해서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인다. 사족인가 싶은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내용. 독자의 고민상담에 조언을 해주는 형식의 강의를 팟캐스트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상담을 요청한 일반독자보다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례가 훨씬 더 보편적이면서 풍부하고 깊이 있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세계문학을 인용하고 곁다리로 이런 꼭지를 넣어준 듯, 이런 구성 괜찮다.
4.
장 지글러의 탐욕의 시대 ㅡ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ㅡ 제국주의 식민지화의 뒤를 잇는 국가부채 문제에 대해서 다시 읽고 싶었다. 돈으로 민중을 지배하고 착취하는 국제자본의 유통구조가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굉장히 복잡한 문제를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 드문데 명쾌한 설명을 듣고 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명쾌한 기분만 남겨놓는 나의 뇌구조가 문제... -_-; 여튼 이전에 책을 샀던 기록은 있으나 책은 보이지 않도 누굴 빌려준 건가 잃어버렸나 헌책방에 팔았나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다시 주문했다. 새 책을 펼쳐보니 들어가는 말의 소제목이 이러하다. 다시 연대만이 희망이다. 그리고 1장의 소제목은,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가슴이 먹먹하다.

 5.
초기 농경 단계의 원시부족 중 아프리카 또는 폴리네시아 어느 지역에서는 잉여생산물을 처리하기 위해 이웃 부족을 초대하여 성대한 잔치를 벌이거나 파괴하고 불태우는 등의 의식을 치른다고 하는 내용을 어디선가 보았던 기억이 난다. 마빈 해리슨의 책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뒤져봐도 찾기가 어렵다. ㅠㅠ; 다른 인류학자의 책이었던가? 인류학 책은 거의 도서관에서 빌려 보아서 어디서 읽었는지 모르겠다. 엉엉.

김정훈 님의 제보: 포틀라치....축제고요..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에 나오는듯합니다.

포틀래치 potlatch

태평양 연안 인디언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선물 교환 행위.

사회적인 지위를 승인하기 위한 행사로, 1849년 남부 콰키우틀 인디언들 사이에서 가장 성행했다. 세부적인 면에서는 집단마다 차이가 있지만 포틀래치에는 몇 가지 보편적인 특징이 있다. 즉 손님 초대와 연설할 때 선물을 받을 사람들의 사회적인 지위에 따라 지켜야 하는 의례적인 규칙이 있었다. 선물의 크기는 주는 사람의 사회적인 지위를 반영했다. 포틀래치에서는 큰 향연이 베풀어졌으며 축제를 연 사람의 친척들도 최고의 관대함을 보여주었다. 포틀래치에 초대된 많은 손님들이 증인이 되었으므로 선물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는 널리 공인받게 되었다.

재산이나 지위를 계승한 사람들이 새로 획득한 지위를 확정하기 위해 포틀래치를 행했으며 결혼, 탄생, 죽음, 비밀결사단체 가입 등 중요한 행사 때도 포틀래치가 행해졌다. 그러나 포틀래치의 주목적은 행사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인 지위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데 있었으므로 사소한 일에도 빈번히 포틀래치가 개최되었다. 공적인 제재를 받은 적이 있는 개인들의 체면 유지의 방책으로도 이용되었으며, 특정한 사회적 지위를 놓고 다투는 사람들간의 경쟁수단이 되기도 했다.


2013년 7월 27일 토요일

내가 만든 나무 탁자.

무엇이든 실용적인 기술을 배우고 싶었다. 아주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더 낫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회화나 문학, 신화 같이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떠날 마음은 없었으나, 그 속이 너무나 깊어 아무리 헤집어도 손에 잡히지 않는 상황이 지겹기도 했다. 현실적인 삶에서 조금이라도 쓸모 있는 기능을 가진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꼈다.

의복부터 시작했다. 천을 자르고 바느질을 했다. 옷과 가방을 수선했고 소품을 만들었다. 때로는 대바늘이나 코바늘을 들고 뜨개질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결과물이 디자이너 부띠끄 제품 만큼 근사할 리는 없고 그 정도의 미적 성취를 기대했던 것도 아니다. 다만 의생활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을 익히고 싶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만든 것에 대한 애착이 생겨버리면 객관적 평가와 무관한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바느질과 뜨개질을 배우고 확실히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음식을 만드는 일은 예전부터 늘 좋아했다. 최근에는 채식으로 요리하는 일에 좀 더 진지해졌다. 두유가 유제품을 대체할 수 있고, 유부가 어묵을 대체할 수 있으며, 표고버섯이 붉은 살코기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기존의 레시피를 수정해 나갔다.(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그러다 요리가 단순해지기 시작했다. 잡채에 들어가는 재료가 줄어들다가 마침내 당면도 빠진 야채 볶음이 되었다. 찐 감자, 볶은 당근, 구운 마늘 같은 것으로 한 끼를 해결했다. 이쯤 되어버리면 요리라기보다 조리에 가까운 수준, 하지만 제철 식재료를 단순하게 조리해서 먹을 때 가장 맛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만족스럽다.

그 다음으로 주거 문제. 만약 내가 남자였다면 공사현장의 일용직 노동자가 되는 경험이라도 가능할 텐데 어떤 현장에서도 여자 인부를 원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일단 이론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대략의 건축구조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었는데 만만한 책이 보이질 않아서 실내건축기사 자격증 교재를 샀다. 단조로운 수험서를 통해 포틀랜드 시멘트의 응결에는 보통 4~6시간이 걸린다는 것, 코르크판이 흡음판으로 쓰일 뿐 아니라 단열판으로도 쓰이는 내장재라는 것, 콘크리트 중에 거푸집 속에 미리 자갈을 넣고 모르타르를 주입하는 프리팩트 콘크리트란 특수 자재가 있다는 것, 벽돌쌓기에는 네덜란드식 영국식 프랑스식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주로 네덜란드 식의 벽돌쌓기로 모서리에 칠오토막을 쓴다는 것, 미역 같은 해초류를 건물의 미장 재료로 쓰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잡다한 지식을 써먹을 일은 전혀 없었다. 내 손으로 시멘트 한 포대도 구입해 본 적이 없는데 특수 시멘트의 종류와 사용법을 알아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고 개탄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로서는 전혀 쓸모 없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인류 문명이 멸망할 때까지 벽돌이나 못의 규격 같은 단순한 사실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만 같다. 쓸모 없지만 결코 변하지 않을 안전한 지식을 쌓아가는 일은, 마치 희랍어를 배우는 것 처럼 유쾌한 일이었다. 게다가 이런 공부가 전혀 쓸모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지금 살고 있는 집 천장에 곰팡이가 피어난 것을 발견했을 때 결로현상의 원인과 대처방안을 알고 있어서 꽤나 위안이 되기도 했다. 비록 보수공사를 마친 뒤에도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사는 집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혼란과 공포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수험서 한 권을 읽은 보람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건축 제도법을 다루는 다른 수험서를 읽고 있다. 제도용구를 사용하는 방법, 컴파스와 자를 이용해 직선을 2등분 하는 방법, 직각을 3등분하는 방법, 원에 내접하는 정삼각형을 그리는 방법, 반대로 삼각형에 내접하는 원을 그리는 방법 따위를 흥미롭게 배워가고 있다. 원의 면적을 동심원으로 2등분하는 방법은 오 분 정도 들여다 보다 넘겨버렸다. 자격증 시험을 볼 계획은 없으므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은 가볍게 넘어가도 좋다.

내 평생에 컴파스와 자를 이용해 이런 작업을 해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T자와 먹줄펜을 들고 제도 작업을 하는 설계자는,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지 않고 원고지에 펜으로 글을 쓰는 작가와 같이 멸종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에 수공구를 이용한 제도를 배워서 뭐에 쓰겠는가? 하지만 언젠가는 쓸모가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상상해본다. 시골집 다락에서 그 집의 것이 아닌 설계도면이 불쑥 튀어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먼저 도면 오른쪽 하단의 표제란 정보를 찾아보고, 정투상도 읽는 방법을 회상하며 그 집의 모습을 상상해볼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 도면이 이웃 누구네 집의 것인지 알게 될 수도 있겠지. 오래된 자료를 해석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제도법 공부는 한자 공부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실용적인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최근에 시도했던 몇 가지는 가죽공예와 목공예이다. 가죽을 썰고 구명을 뚫고 바느질을 해서 소품을 만들 줄 알게 되었다. 가죽제품을 수선하는 일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이 작업은 손질된 재료를 구입해서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예술적인 측면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무두질하는 기술을 배워보고 싶다. 

담배케이스와 머니클립 세트

담배와 라이터가 쏙 들어가는 크기

머니클립은 단순한 구조


목공예는 가죽공예에 필요한 목타프레스, 바느질용 포니 같은 공구를 만들기 위해서 우연히 시작했는데, 이 작업이 가죽공예보다 재미있다. 게다가 나무를 톱으로 자르고, 트리머로 모양을 다듬고, 드릴로 구멍을 뚫어 조각을 연결하고, 사포질을 해서 매끈하게 표면을 다듬는 과정 내내 향긋한 나무 냄새가 난다. 목재가 된 나무는 묵직하고 단단하다. 그러나 한참 손을 대고 있으면 부드럽고 따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평생 나무를 만진다면 참 좋겠다.



이것은 내가 만든 나무 탁자,
흔들리는 탁자를 뜯어낸 뒤 리폼한 것이다.




2013년 6월 12일 수요일

황이리 선생님과 함께하는 가죽공예 수업.



딴지 벙커원 문화센터 황이리의 가죽공예 수업

어제 첫수업으로 가죽 스트랩 열쇠고리를 만들었다.
오렌지색 베지터블 가죽에 새파란 색선으로 엣지 있게 마무리했다.
내가 만든 거라 그런지 보고 보고 또 보아도 예쁘다. ㅎㅎ

첨에 수강신청 할 때는 수강생이 열 명 안 되어서 폐강되면 어쩌나 걱정 했었는데,
아니 이게 웬걸 스무 명이 넘는 수강생이 몰려와서 북적거렸다.
그래서 다음 시간부터는 오전반 오후반 나누어서 수업하기로 했다.
오전오후반을 나누니까 초딩 때 생각이 난다. 비록 나는 국민학교를 나왔지만.

오후 수업은 2시부터 5시까지, 나는 오후반 수업을 듣기로 했다.
늦게 일어나는 새인데 아침수업이 부담스러워 신청하지 못한 사람은
오후반에 빈 자리 있냐고 벙커원 매니저에게 문의를 하거나
빈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떼를 써보도록 하세요.

수강생 중에 손이 빠르고 재주가 좋은 분들이 여럿 있더라.
그렇다면 실습작품을 만들고 나서 남는 시간에 추가 작품을 만들어서
딴지마켓을 통해 제품을 판매해보자고 황이리 선생이 말씀하셨지.
수익금이 생기면 모아서 장흥 치유센터로 보내자고 하셨어.

수강생들 입장에선 연습도 해보고 재능기부도 하고
마켓에는 세상에 하나뿐인 수공예 상품 들어오니 좋고
상품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즐겁게 후원하는 방식이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어서 좋은 연대로구나!
황이리 선생님께 박수를...!

나도 열심히 수련을 해서 예쁜 물건을 만들어 낼게.
내일은 카드 지갑을 만들 거야. 히히~

2013년 6월 8일 토요일

밈모 팔라디노 Mimmo Paladino




Mimmo Paladino
Untitled, 2001
oil on linen with incised and painted wood frame
55 1/8 x 43 5/16 in. 140 x 110 cm




Mimmo Paladino 
Stelle D'Africa, 1999 
oilstick on canvas 
12 x 15 3/4 inches. 30.5 x 40 cm 



Mimmo Paladino 
Lampi, 1999 
oilstick on canvas 
12 x 15 3/4 inches. 30.5 x 40 cm 




Mimmo Paladino
Idolo, 1999
oilstick on canvas
12 x 15 3/4 inches. 30.5 x 40 cm




Mimmo Paladino 
Aura, 1999 
oilstick on canvas 
12 x 15 3/4 inches. 30.5 x 40 cm 


밈모 팔라디노(Mimmo Paladino, 본명 Domenico Paladino)는 1948년 이탈리아 남부 캄파 냐주 파둘리에서 태어났다. 베네벤토 미술 고등학교에서 공부했던 1964년~1968년 사이는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이 미술계를 지배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의 초기 작품에는 모더니즘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1980년 베니스 비엔날레 "80년대를 열며(Aperto 80)" 전시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트랜스 아방가르드 운동의 주요 작가로 부상한다. 

트랜스아방가르드는 1970년, 80년대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운동으로 개념미술을 거부하고 시각예술에서 감정-특히 즐거운 감정을 추구했다. 구상적인 회화와 상징주의가 부활했으며, 신화, 역사, 전설 등의 이야기가 다시 시각예술의 주제가 되었다. 선긋고 점찍고 물감뿌리는 형식주의에서 벗어나 서사의 귀환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신표현주의나 네오페인팅과 유사한 경향으로 보아도 좋겠다.

이탈리아 트랜스아방가르드는 평론가 아킬레 보니토 올리바(Achille Bonito Oliva)를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주요 작가로는 밈모 팔라디노, 산드로 치나(Sandro Chia), 프란테스코 클레멘테(Francesco Clemente), 엔조 쿠키(Enzo Cucchi), 니콜라 데 마리아(Nicola de Maria)가 있다. 

*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품 기획전<비밀의 숲>을 통해 밈모 팔라디노의 작품 <태양신 baal>을 볼 수 있다. (전시기간: 2012.5.3~2013.7.28)

http://www.moca.go.kr/exhibition/exhibitionManager.do?_method=exhView&retMethod=getExhProgressList&exhId=201204300002886

* 참고 자료 & 이미지 더 보기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Mimmo_Paladino
스페로네 웨스트워터 http://www.speronewestwater.com/cgi-bin/iowa/artists/record.html?record=2
아트싸이클로피디아 http://www.artcyclopedia.com/artists/paladino_mimmo.html
아트넷 http://www.artnet.com/artists/mimmo-paladino/



트리스탄과 이졸데, 사랑의 온도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기획전 <빌 비올라> 전시를 보았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빌 비올라가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테마로 만든 작품 두 점이 공개되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중세 유럽의 음유시인들이 노래했던 로맨스의 주인공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실현하기 위해 죽음을 택한 연인의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의 원형이 되기도 했다.

<트리스탄의 승천>은 필름을 촬영한 시간과 상영한 시간의 방향을 바꾸어서 한 남자의 죽음을 승천으로 보여준 작품. 빗방울이 거꾸로 쏟아지는 요란한 소리 사이로 어렴풋이 바그너의 오페라곡이 들렸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환청일까? 모르겠다.

두 장의 사진은 <불의 여인>의 절정 부분, 검은 실루엣으로 표현된 여인이 서서히 불을 등지고 다가오는 장면과 마침내 물로 뛰어드는 대목이다. 이후로 영상의 시점은 수면 아래 깊은 곳으로 가라 앉는다. 숨이 막히면서 아른아른 불타는 세상이 멀어지고, 그곳으로... 간다. 불의 여인과 함께, 우리는 모두 죽음을 향한 길 위에 서 있다.

뜨겁거나 차갑거나, 사랑의 온도는 미지근할 수가 없다. 연인들은 차가운 물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들이 남겨둔 불길은 여전히 타오른다. 인류가 멸종되기 전까지 이 뜨거움은 계속될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기획전 <빌 비올라>

http://www.moca.go.kr/exhibition/exhibitionManager.do?_method=exhView&retMethod=getExhProgressList&exhId=201304160002914

2013년 3월 25일 월요일

리처드 아베돈 Richard Avedon

 
 리처드 아베돈 Richard Avedon
 
인물의 내면 깊숙한 곳에 고여 있던 감정을 천천히 길어 올리는 듯한 이미지.
 
충분한 감정을 퍼 올린 뒤에도 그 안에 남아있는 것들이 혼란해지 않을 것이다. 
 
 
포스팅을 실수로 삭제..;;;
 
다시 올림.
 
 
 










성모가 주인공인 성모자상.

성모가 주인공인 성모자상. 어쩌면 가장 중요하게 묘사된 부위는 성모가 아니라 노출된 왼쪽 유방일지도.



장 푸케 궨천사들에게 둘러싸인 성모자(聖母子)… 1450년무렵, 목판에 템페라, 93×85㎝, 벨기에 안트베르펜 왕립미술관 소장.


출처: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9] 눈부시구나, 우윳빛 살결의 당당한 저 엄마, 조선일보

프랑스 화가 장 푸케(Jean Fouquet·1420~1481)의 작품
15세기 중반 프랑스 화가로서는 최초로 이탈리아를 방문해 초기 르네상스 미술을 경험

당시 프랑스의 왕 샤를 7세의 재무상이었던 에티엔느 슈발리에가 주문한 것

성모상의 모델은 샤를 7세가 애지중지하던 후궁, 아녜스 소렐, 이 그림은 그녀가 요절(夭折)한 직후에 그려졌다.


 

2013년 3월 24일 일요일

파울로 로베르시 Paolo Roversi

파울로 로베르시 Paolo Roversi

"내 사진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재현하는 것도 아니다. 사진은 아름다운 언어의 표현 방식일 뿐이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담아낸 인물은 특유의 색감 속에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헬무트 뉴튼 Helmut Newton

헬무트 뉴튼 Helmut Newton 의 사진은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돌직구.
대상을 향해 강하고 빠르게 시선을 꽂아 넣는다.
사실은, 타인의 취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