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8일 목요일

말러.

우울우울 열매를 먹고 며칠 동안 축 늘어져 있었다. 사막에서 모래바람이 불어오는 환청을 들었고 모래로 만든 도시가 바람에 날려 사라지는 환각을 보았다. 게다가 근육통까지 심해졌다.

말러의 교향곡을 들었다. 우리나라에 말러가 유행하게 된 시기를 생각해보면 불경기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아님 말고.) 말러의 교향곡을 듣다보면 우울해진다기보단 허물어지는 느낌, 악기의 소리가 조직되고 단단해지고 뭉쳐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허술해지고 흐트러지는 느낌이다. 피곤할 때 들으면 피로를 직시할 수 있게 되는데 요즘 계속 피곤했기 때문에 너무 똑바로 보고 말았다.

이영진 선생님은 말술이나 말보로보다 말러가 더 좋다고 했다. 피곤할 때 술을 마시듯 피곤할 땐 말러 9번 교향곡을 들으라고 권하셨다. 특히 4악장.

말러의 9번 교향곡만 모아둔 플레이리스트
http://www.youtube.com/watch?v=3eUKpw21ASc&list=PLrVIl7jERwCM2AusHia6havi0u9VKXbnC

첫번째는 발터의 연주, 이선생님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말러의 직계 제자이며 역시 유태인이었고, 나치에 의해 비엔나에서 뜨기 직전의 실황연주라고 한다. 이 연주회 후 오스트리아에서 미국으로 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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