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임신한 여자의 둥근 배 위로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내가 읽을 수 없는 문자였지만 그것은 일종의 낙인 같았다. 그 여자 또는 임신중인 태아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실히 표시하기 위해서 새겨놓은 문신이었다. 나는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그녀를 보았다.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여자는 일몸으로 둥글게 부풀어 오른 배를 붙잡고 뒤뚱거리며 힘겹게 움직였다. 그녀가 무릎을 꿇고 앉자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와 가랑이 사이에 앉았다. 그래서 그녀의 음부와 배에 새긴 문신을 가려주었다. 고양이가 가려주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텔레비전을 꺼버렸다. 그러나 리모콘이 작동하지 않았고 임신한 여자가 알몸으로 무릎꿇고 앉아있는 모습이 계속 방송됐다.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아도 섬뜩하고 잔혹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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