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강한 의지의 투영.
6월 7일
득표수 득표율 통계를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모르겠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 수 있는 내용은 그보다도 적다. 다른 진보정당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엿들어도 잘 모르겠다. 우리 당원들과의 대화는 아직 좀 어렵다. 위로와 격려를 많이 들었지만 미안하고 부끄럽다.
엄마와 대화를 하다가 이런 조언을 들었다. 녹색당을 일단 알려야 해. 알리기만 하면 싫다는 사람 별로 없어. 싫단 사람은 그냥 새누리 찍으라고 놔둬. 회원(울 엄마는 당원이란 표현이 익숙하지 않다)이 늘어야 해. 만나는 사람마다 회원가입서 내밀고 사인해달라 그래.
단순하게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겠다.
6월 10일
금요일 밤에 밀양으로 농활을 가려고 했다. 그런 정도의 계획이었는데. 당장 오늘, 내일, 버터낼 수 있을까 불안하다. 선약이 있었다. 긴박한 약속은 아니지만 미루기가 어려운 상황. 밀양, 주말까지, 버틸 수 있을까....
군포경찰서에서 안군의 환경운동연합으로 전화가 왔다. 밀양 행정댖집행을 언급하며 여기서는 몇 명이나 가냐고 묻더라고. 환경연 간사님은 정중하게 자기가 알려줄 이유가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무척 점잖은 분이라 수화기를 내려놓은 뒤에도 쌍시옷은 섞지 않고 상황을 설명해 주더라. 이 지역 경찰이야 위에서 시키니까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보는 것일 테다. 하지만 대체 어느 바보가
"저희 일행은 네 명이고 오늘 밤 11시에 안양역 앞에서 모여 밀양으로 내려갈 계획입니다."
하고 알려줄까?
음... 이렇게 온라인에 마구 흘린 정보를 정보과에 근무하는 분들이 과연 수집할 수 있을까? 훗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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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성명서
박근혜 정부는 명분 없는 밀양송전탑 공사 강행과
폭력적인 행정대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밀양 주민의 대화 요구에 응답하라!
박근혜 정부는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세월호의 교훈을 망각한 것인가? '이윤보다 생명'이라는 단순한 이치를 수용하기에 못내 아쉬움이 남아있는가? 이미 두 분의 어르신께서 분신과 음독으로 자결하셨고, 밀양 주민들은 보상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왜 여전히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의 생명을 포기하는가?
10여 년의 갈등이 이어져 온 밀양 송전탑 문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5월 27일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발부한 밀양시는 6월 11일 새벽에 행정대집행을 강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정부와 한전의 행정대집행 강경방침에 대해 주민들은 대화 없이는 자진철거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탑 162기 중에 69개의 철탑이 밀양구간에 세워지기 때문에 밀양은 공사의 집중도가 높고 그만큼 송전탑 건설을 반대해온 저항이 클 수밖에 없었다. 현행 <전원개발촉진법> 등에 의하면 밀양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의 재산상 피해, 건강과 환경피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2년 이치우 어르신(74세)의 분신 이후로 밀양 주민들은 고령의 나이임에도 사생결단의 저항을 해왔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해 공사강행 전에 밀양을 방문하여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면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과의 대화의 문을 닫았다. 그리고 현재까지 공사과정에서 숱한 패륜적 폭력행위,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공동체 파괴 행위를 정부와 한전은 자행해왔다.
그 와중에 지난해 12월 경과지 주민 유한숙 어르신(74세)은 음독을 하여 사망하셨고 눈을 감으시기 직전에 “송전탑 때문에” 목숨을 끊었다는 통탄의 유언을 남기셨다. 송전탑 건설로 인한 절망과 고통을 호소하며 스스로 생을 마감한 주검 앞에서도 한전은 끝내 주민과의 대화의 자리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보상금을 수령하지 않으면 마을보상금과 개별보상금을 회수하겠다.”고 주민들을 압박함으로써 마을공동체 분열과 반목을 획책해왔다. 그런데도 경과지 마을의 20%(인원수)가 넘는 주민 374세대(전체 2206세대)가 한전과의 개별합의, 이면합의를 거부하고 공식적인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전력공사와 밀양시는 애초 4월에 행정대집행을 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참사 사고 직후 정부와 한전은 여론 눈치를 보며 행정대집행을 지금까지 유보해왔다. 그리고 이제 “눈치 보기”를 끝내려 하고 있다. 송전탑 공사 완공을 위해 고령의 주민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0여 년을 한 결 같이 남은 생애를 모두 내걸고 싸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이미 오랜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 과정에서 다치실 대로 다치시고 병들만큼 병든 노인들이기에 탄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폭력적인 공권력을 동원한다고 저항을 잠재우기 힘들 것이다. 더 필사적인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파국적 사태이다. 분노와 절망으로 두 분의 어르신이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만약 물리력을 앞세운 철거가 단행된다면 어떠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지 우려를 금치 못하는 상황이다.
밀양송전탑 건설의 원인인 신고리 3호기는 품질서류 위조와 성능시험 불합격으로 인하여 준공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송전탑 공사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 대화의 시간은 충분하다.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길은 아직도 열려있다. 예정된 시간표처럼 다가오는 파국적 결말 앞에서 주저하여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정부와 한전은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준공이 코앞”이라는 오만함을 버리고 대화의 노력을 마지막 한순간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6월 10일
강기정 강동원 김광진 김기식 김기준 김상희 김성주 김용익 김태년 김 현 김현미 남윤인순 노웅래 문재인 박남춘 박범계 박영선 박홍근 배재정 서영교 신경민 신계륜 신기남 신학용 안민석 우원식 유승희 유은혜 윤관석 은수미 이목희 이미경 이상직 이인영 인재근 이찬열 이학영 임수경 장하나 전순옥 전정희 전해철 정호준 조경태 진선미 진성준 최민희 최원식 한명숙 한정애 홍영표 홍의락 홍익표 홍종학 (이상 새정치민주연합 / 가나다순) 김제남 박원석 서기호 심상정 정진후 (이상 정의당 / 가나다순) 이상 5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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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성남민주화운동사업회에서 주최한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내빈소개할 때 녹색당도 소개를 받았다. 잠깐 뒤돌아 인사드리는 것뿐인데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우리 녹색당원 동쌤과 최쌤도 함께 인사했다. 셋이라서 든든하고 뿌듯했다.
식순에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이 있었다. 국가를 상징하는 천쪼가리를 향해 내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존경을 표현하고 싶지 않고, 국가가 바다와 산보다 오래 지속되리라는 거짓된 기대가 담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지 않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일을 하는 동안 혼자 이런 행위를 거부하고 우두커니 서 있는 일은 퍽 외롭다.
국가에 대해 존경과 사랑을 몸과 노래로 표현한 뒤, 바로 그 국가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을 위해 묵념을 했다. 일반적인 행사의 식순이 그러하지만 6.10항쟁 기념식에서도 이래야 하는 걸까 잠시 고민했다. 나는 아나키스트가 아니지만 국가에 대해서는 가능한 최소한의 존경심을 표현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국가에 대한 사랑은 그 진실성을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해도 부족하지 않다. 우리에게는 대한민국보더 더 소중한 이름이 많다. 스러져간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 존경과 사랑을 받아 마땅한 분들의 이름. 그 덕분에 시민이 직접 대통령을 투표로 선출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한 결론. 전두환 나쁘다.
6월 11일
송전탑보다 생명 밀양은 살고싶다
6월 11일
지금 밀양의 산속에는 경찰병력 2천이 모여 폭력적인 행정대집행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오전 11시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후 녹색당은 광화문에 남아 밀양을 위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울시민들께 밀양의 상황을 알리고 송전탑공사 중단과 원전철폐를 주장했습니다. 오후 1시 한전 서울지부 앞으로 이동해서 행정대집행 규탄시위를 이어나갔습니다.
오늘 저녁 7시 한전서울지부 앞(지하철 을지로 입구역 6출구)에서 밀양 행정대집행 규탄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밀양에 당장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 안타까운 마음을 모아 수도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아요.
6월 11일
백기완 선생님 몸살기운에 불편하셨는지 지긋이 눈 감고 앉아 계시다가도 좌중 앞에 서시니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예리한 말씀을 들려주셨다. 여든이 넘은 어르신까지 길 위에 서야 하다니… 밀양에 계신 할매들이 떠올라 눈물이 막 났다.
로사님이 전해주신 이야기, 작고 마르고 허리가 굽고 쪼글쪼글하고 성성한 우리 덕촌할매가 농성장에서 짐짝 같이 끌려 나와 병원에 누우셨다. 부산지역 연대자들이 병실로 찾아가니, 농성장을 못 지켜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단다. 할매야 같이 버티지 못해서 미안해.
6월 12일
선거운동 기간 동안 미뤘던 병원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왼쪽 어금니의 보철물이 깨져나가기 시작했던 게 삼개월 정도 되었던가. 지금은 거의 날아가 버렸다. 아마도 부서진 조각을 조금씩 먹었던 것 같다. 우엑. 엑스레이촬영으로 상황을 보고 잇몸에 마취를 하고 브릿지 걸어놓은 크라운을 벗겨내고 손상된 부분을 드륵드륵 갈아냈다. 마취를 했는데도 이를 갈아내는 느낌은 공포. 그리고 뭔가 괴상한 맛이 나는 충전물을 채워넣고서 임시로 만든 플라스틱 재질의 치아를 끼워 넣었다. 장장 두 시간이 넘게 걸린 대공사. 치과원장님이 자주 병원에 오지 못하는 상황을 알고 계서서 그런지 오늘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결해주신 것 같다. 입 벌리고 누워있는 것뿐인데도 기진맥진.
오후에는 피부과. 햇빛을 너무 많이 쬐어서 양손이 까맣게 타고 나서 불그레한 수포 같은 게 올라오다 껍질이 벗겨지고 있다. 오른쪽 발등에 생긴 습진으로 추정되는 각질 같은 것은 간지러워 긁적이다 보니 피부가 벗겨졌다. 뭔가 신경이 쓰일 때면 왼쪽 귀를 만지작대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피부가 헐어서 너덜너덜 아프다. 최악은 원형탈모; 원래도 스트레스 받으면 원형탈모 땜통이 생기는데 이번 선거는 좀 격하게 받았던 모양이다. 오른쪽 귀 뒤에 지름 오센티 크기로 피부가 드러났다. 이것 때문에 머리카락을 묶을 수도 없고 자를 수도 없다. 엉엉.
선거에서 후보자가 된다는 건, 분명 연극적인 측면이 있다. 아파도 안 아픈 척, 힘들어도 안 힘든 척, 스트레스 받아도 괜찮은 척, 씩씩하게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면 연기에 몰입이 되어서 정말로 아픈 줄 모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정말 몸을 방치하게 되고 심지어는 꿈도 안 꾼다. 징징대기 일급 자격증 보유자인 내가 이럴 줄은 몰랐는데, 메소드 액팅의 세계를 체험했달까.
개인적인 선거평가로 후보자가 될 사람은 선거운동 시작하기 전에 치과치료만큼은 꼭 미리 받아두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
안양 박길용 치과 강추!
6월 12일
경찰의 불법대집행.
녹색당
뉴스타파에서 어제 밀양 송전탑 행정대집행 현장상황과 문제점을 다룬 기사를 올렸습니다. 많은 공유 부탁드립니다. 어르신들, 수녀님들, 이계삼 선생님... 정말 참혹하고 참담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t3OnXTMcfmU
6월 13일
밤에 자다 깨다 하면서 이상한 꿈을 꾸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꾸 스쳐 지나가는데 다들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도 있었고 손을 잡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반가워했다. 무슨 일이지, 대체 누구지, 궁금해 하면서 계속 걸었다.
6월 13일
경기도 비례 선본 뒤풀이. 카톡으로 먼저 알았다가 실제로 얼굴 보니 신기하고 즐거웠다.
"이번 지방선거의 성과는 제가 가입한 거죠."
선거기간 중에 입당하신 따끈한 신입당원 고양녹색당 민당원님 말씀 ㅋ
정말로, 정당은 선거를 통해서 자라는가보다.
6월 13일
밀양 촛불집회 장소 변경.
저는 용회마을로 갑니다.
6월 13일
밤기차를 탔는데 맥주 한 잔을 못 마시다니 안타깝다. 치과치료 언능 끝내 버려야지. 엉엉.
6월 14일
새벽에 밀양역에 도착해서 잠시 쉬다가 택시를 타고 부북면으로 향했다. 평밭마을에 가보니 송전탑이 솟아 있었다. 잠결에 본 모습이 금빛으로 번뜩이더라. 사진으로 남기지는 않았다.
위양마을 서종범 선생님 댁으로 와서 우연히 며칠 전부터 이곳에 머물고 계시는 배현경 선생님을 만났다. 성남에 살고 그림을 그리는 분인데 밀양에서 만나 함께 깻잎을 따게 될 줄은 몰랐네. 밥먹고 최봉기 선생님도 합류해서 같이 풀 뽑기. 덕촌할매는 병원에 가셨다고 한다.
경찰병력은 많이 빠져나갔고 평화로운 모습인 듯 싶지만. 이제 다음을 준비해야 할 때.
6월 14일
아름다운 밀양. 우리의 투쟁은 실패하지 않았고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몬 이긴 게 아니라 저거가 너무 악독했던기라. 삼 년을 지킸는 거를 삼십 분만에 다 조지삔기라. 세상 참…"
- 서종범 선생님
"밀양에 사람이 우에 이리 없노. 밥 머꼬 술 먹느다꼬 사람이가? 이기 사는 기가? 저래 저거 철탑이 마을 한복판을 가로질러 가는데…"
- 옆집 어머니
"우리들은 아직 안 죽었습니더. 고향을 퍼뜩 안 버립니더. 우리 집은 뜯기도 또 지을 깁니다. 이 늙은이 힘으로는 안 됩니더."
- 평밭마을 덕촌할매
6월 14일
그래도 오늘 즐거운 일이 많았지. 새벽에 위양지에 도착해서 다리 위에 드러 누워서 잠을 자기도 했다. 버스정류장에 방치된 경찰방패를 보고 들고튈까?하는 생각도 했다. 쓸모가 없을 것 같아 냅뒀다. (나는 관대하니까 자비를 베풀어주마.) 깻잎을 따고 김매기도 배웠다. 비닐 멀칭하는 일을 구경하다 농촌아낙 코스프레 셀카놀이도 하고…
6월 15일
술을 안 마시면서 술자리에 앉아있는 일이 무척 고역이다. 오늘도 막걸리 한 잔 청주 한 잔을 안 마시고 꿋꿋하게 맹물드링킹. 스스로가 막 대견스럽다. 이러다가 금연도 하겠다 싶은데 그저 가능성을 열어 놓고 보류하는 걸로.
6월 16일
월드컵 조까!
6월 17일
얼마 전 엄마가 넘어지면서 무릎 아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있었다. 봉합을 해야 하는데 염증이 가라앉지 않아서 수술을 못하고 약물치료만 계속하고 있다. 내일도 수술은 어려울 듯.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서 그런 걸까? 주말 되기 전에 수술 받고 회복하셔야 하는데 걱정이다. 병원에 밤마다 들르는데 통증이 너무 심한 듯. 무통주사 맞으면 구역질 나고 토하고 그런 체질이라 진통제를 바꿔가며 쓴다고 했다. 엄마가 아픈 걸 보면 너무 슬프다. 기운이 없다.
6월 18일
중국의 핵발전소 급증.
http://www.hani.co.kr/interactive/nukeasia/index.html
6월 19일
할아버지 제사. 엄마가 아픈데 할아버지 제사. 엉엉. 그동안 밀린 집안일 청소부터 시작. 구석구석 치우기 청소가 아니라 구겨넣어 감추기 대청소. 푸닥거리 마치고 음식장만 시작. 탕국 끓이고 어적 육적 소적 해치우고 기진맥진. 한낮에 불 쓰는 일로 땀범벅 축 늘어져 있을 때 원군 도착. 멀리 구미에서 오신 숙모와 월차쓰고 달려온 막내고모! 우리 막내고모는 막내딸로 태어나 장남과 결혼한 여인. 두 분이 도착해서 나물거리와 밥과 국 모두 마무리. 제사음식 준비 마치고 나니 저녁시간. 차레차례 오시는 손님맞이와 상차리기 전투적으로 해내면서 깨알같이 탈핵얘기. 고모는 이미 녹색, 숙모는 가능성 보이지만 숙부는 난공불락. 우리집 경상도 아저씨를 모두 설득하는 날엔 핵발전소가 스스로 문 닫을듯… 제사음식 준비해서 진설하고 제의 마치고 음복타임. 도마 위에서 칼이 춤을 추네. 아빠가 밥 먹으면서 제사음식 별 거 아니지, 하는 데 빈정상함. 고모 둘이 나서서 숟가락 빼앗을 기세로 격하게 항의. 막내고모와 셋째고모 둘 다 장남의 아내인데 특히 셋째고모는 이틀 전 시아버지 제사를 치른 직후라 더욱 격했음. 밥 차린 뒤엔 설거지 러쉬. 음복할 것과 각자 싸들고 온 음식 나누고 나누고 나누었는데도 냉장고가 터질 것 같음. 손님들 가시고서 과일이랑 떡이랑 도시락 싸서 엄마 보러 병원으로 고고싱. 엄마가 과일을 맛있게 드셔서 기쁨. 근데 수술은 금요일로 또 미뤄졌다고. 금요일엔 수술받을 수 있는 건가 몰라 불안. 부릉부릉 스쿠터 타고 집으로 돌아와서 청소 청소 청소. 빨랫감 모아 세탁기에 넣어놓고 셔츠 다림질. 목기 정리해서 넣고 나니까 새벽 두 시. 너무 피곤해서 잠이 안 옴.
6월 20일
뭐. 언제는 그리 뜻대로 되었던가…
6월 20일
http://www.mw.go.kr/front_new/jb/sjb0403vw.jsp?PAR_MENU_ID=03&MENU_ID=030403&page=1&CONT_SEQ=301192
의료사유화로 가는 길...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개정사유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하여 상급종합병원이 유치 가능한 외국인환자 병상수 기준을 완화하고, 의료서비스를 기반으로 의료관광 등 타 영역과의 융합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의료법인이 수행가능한 부대사업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그 밖에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ㆍ보완하려는 것임.
주요내용
가. 상급종합병원이 유치 가능한 외국인환자 병상 수에서 외국인환자가 입원한 1인실은 제외함(안 제19조의5)
나.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외국인환자 유치, 숙박업, 여행업 등의 의료관광 분야 및 체력단련장 등 환자ㆍ종사자 편의시설 등으로 확대함(안 제60조)
6월 21일
엄마는 병원에 있으면서도 집안 걱정이 태산. 자식들이 서른살이 넘었는데도 밥은 잘 해먹나 세탁은 어떡하나 청소는 또 이런저런 살림살이를 챙기신다. 엄마랑 같은 병실에 내 또래 환자 둘이 교통사고로 들어왔는데 침대에 누워 꼼짝 못하는 울 엄마 딸년이 교통사고 날까봐 걱정이다. 당분간은 스쿠터를 타지 말아야 하나 싶다.
6월 22일
울진 한울원전 또 사고
nonukes.tistory.com/m/post/136
http://www.anewsa.com/detail.php?number=674463&thread=09r03
6월 22일
먹지 말고 함께 살자.
6월 23일
경주 월성원전 근처에서 구입한 체리, 이곳에서 나는 체리 중 반 이상이 샴쌍둥이라고 합니다.
6월 23일
모든 일을 다 해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니 많은 일이 편안해진다. 여전히 쉽지는 않다.
6월 24일
엄마가 입원해 계신 병원에 동생이 뒤따라 들어갔다. 심하게 넘어져서 어깨에 미세골절. 지금은 오른팔을 전혀 못 쓰는 상황. 엄마는 다리를 못 쓰고 아들은 팔을 못 쓰고 그야말로 수난이대. 비록 병상에 누워있는 처지이지만 엄마 곁을 꼬박 지키는 효자이고 병문안 오는 가족의 편의를 위해 굳이 같은 병원에 드러누운 배려심 넘치는 동생이다. 아아아 고마운데 왜 눈물이 나지. 동생의 주치의와 엄마 주치의가 같은 의사라서 회진돌다 두 사람 모두 만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엄마가 동생 밥 먹여 주고 동생은 엄마가 심심하지 않도록 말벗이 되어주고 가족이 같이 병원에 있으니 좋은 점도 많다. 그러니까 기왕 입원을 해야 한다면 한 번에 하는 편이 낫다고 위로 삼아야지. 대체 무슨 좋은 일이 터지려고 이렇게 폭풍이 몰아치는지.
저녁에 예전에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언니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안산에 갔다. 원래도 지병이 있었는데 돌아가시기 전 팔 개월 동안 계속 투병하셨다고. 생전에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그녀의 어머니 영정사진 속 모습이 참 고왔다. 어머니 연세는 예순 셋. 너무 이른 이별이다. 병원생활 챙기는 일부터 집안일에 병원비 부담까지 어땠을까 상상하기 어렵다. 그녀는 외동딸이라 더 힘들었을 것이다. 비척 마른 얼굴이 많이 상해 거뭇거뭇 기미가 올라왔고 앙상한 손가락은 부서질 것 같았다. 언니가 아버지에게 나를 소개하면서 함께 슬픔을 나누었던 사이라고 말했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할 때 둘이 술도 많이 마셨고 고민상담도 했었고 그랬었는데 이직하고 나서는 이제야 처음 만나는 자리. 그동안 많이 무심했네 얼마나 힘들었을까 미안하고 착찹해졌다.
글쎄. 다른 사람의 불행을 통해서 위안을 얻는 태도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다. 엄마가 살아있어 나는 고아가 아니야. 동생이 있어서 함께 짐을 덜어주어 고마와. 힘들고 지칠 때 도와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 잠시라도 쉴 수 있어 다행. 주님 감사합니다.
6월 25일
밤에 병원에 들렀더니 엄마는 이미 주무시고 계시고 동생은 과자를 먹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병원 아래 편의점에 갔다. 동생이 과자를 고르는데 뿌셔뿌셔를 보더니 이건 안 된다고 했다. 어깨골절 6주진단 환자의 선택은 딱딱한 보리건빵. ㅋ
6월 25일
분수가 에로에로 ㅇㅅㅇ
6월 26일
김득중 지부장님 출마!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44020.html
6월 26일
계약금 받아놓고 탈고 안 하고 있는 원고가 있다. 이건 언제쯤 마무리해 내보내려나 기약이 없지. 출판사에서는 마냥 기다려주겠다고-벌써 일 년;;; 하지만 과연 내가 끝을 볼 수 있을지 몰라 그냥 계약금 돌려줄까 고민스럽다.
6월 26일
지역정치가 중앙정부의 시다바리가?
"지역의 의견과 무관하게 중앙정부의 정책에 순응하도록 강요하는 현 제도를 바꿔야 한다. 지방 자치 6기를 맞았다. 지방선거 무용론이 독재를 지향하는 정권이 아니라 지역에서 불거지는 현실의 무게를 인식하고, 중앙의 국회의원과 정부는 대의제 민주주의 본령에 충실한 지방 자치 제도로 한시바삐 정비하길 바란다. (작은책, 2014년 7월호)"
6월 27일
녹색당 창당의 역사를 듣고 있다. 인연이란 참 신기하구나.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서 이렇게 만들어 냈네. 경기녹색당이 제일 먼저 창당했었지. 아, 이 세상은 그렇게 작은 파동을 만들었던 입자들이 모여 바꾸었던 거로구나. 분자혁명; 정독한 적 없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6월 27일
정부조직을 무력화하고 실질적으로 해체하는 정부라니, 우리 대통령은 아나키스트였던 것인가....
"이 정권 하에서 생기는 모든 권력은 비선 조직이 독점하고 있다. 실세라면, 최소한 자신이 이 사회의 실세에 포함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바지 총리, 바지 장관 보다는 아무 직책과 명함이 없어도 비선 조직에 줄을 대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판단이다.
그러니 공적인 인사가 망하는 것이다.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바지를 할 사람, 바지가 없는 것뿐이다. 문창극은 전형적인 바지형 인물이다. 공직경험도 없고 실질적인 실세도 아니다. 정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저 모든 일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어찌 보면 매우 순진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후보로 지명하고 보니, 도저히 여론의 뭇매를 감당할 자신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바지에 적합한, 순수 바지를 고르자니 이제는 정말로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이미 이 정권이 원하는 총리는 바지라는 것이 알 만한 사람들에게는 다 알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돌려막기 인사가 괜히 생기는 것이 아니다. 바지가 모자라니까 생기는 것이다.
진짜 일을 할만한 사람들은 총리나 장관이 바지라는 것을 깨닫고 아예 응할 생각이 없고, 불러주면 멋도 모르고 좋아서 충성을 맹세할 사람들은 정상적인 인간이 없고, 총체적인 난국이 온 것이다."
http://www.ddanzi.com/ddanziNews/2586814
6월 27일
와하 금요일이다! 금요일 저녁이니까 군포 지역모임... 어느새 경기녹색당 일정이 내 일정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6월 28일
늦은 시간 공원을 산책하는 한 쌍의 남녀를 보았다. 헤어지기 아쉬운 듯 배화하는 녀석들이 귀여웠다. 남자애가 갑자기 건스앤로지스의 노래를 부르기 전까지는.
6월 29일
바이오블리츠. 참여해보고 싶다 ㅇㅅㅇ!
조성한 지 10년밖에 안 된 인공 녹지인 서울숲에서 웬만한 작은 산에 필적하는 다양한 생물이 발견됐습니다. 전문가와 일반인 500여명이 군사작전 하듯 24시간 덤벼들어 찾아낸 결과입니다. 백두산에서만 보는 북방계 식물도 살고 있었습니다. 대도시에서 처음 열린 바이오블치츠 참관기입니다.
백두산 자생종 분포, 서울숲의 미스터리
http://ecotopia.hani.co.kr/195657
6월 29일
녹색당 지방선거 후보 워크숍
6월 30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니 좋네.
6월 30일
남양주에 신입당원 모임하러 왔는데 어느 분이 말씀하시길 녹색당 사람들은 참 잘 속을 것 같이 생겼다고. ㅋ 우리는 정부와 한수원의 거짓말에만 안 속아요.
6월 30일
녹색당 전국 동시다발 1인시위 일정과 함께
경기녹색당 정당연설회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거리로 나가 함께 목소리를 높여요!
일시 : 7월 1일 오후 2시
장소 : 범계역 2번 출구
http://kgreens.org/98637
7월 1일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최이동원님이 카톡으로 보내주신 티베트 속담. 걱정은 그만하고 움직여야 할 때로구나. 아침부터 힘이 난다!
7월 1일
치과치료를 받느라 한동안 술을 전혀 안 마시고 살다가 지난주 운영위원회의를 기점으로 후보모임과 지역모임까지 조금씩 음주를 시작했다. 폭주하는 건 아니지만 술을 참다가 마시니 아른아른 좋았다. 그런데 어젯밤과 오늘 아침에 잇몸이 욱씬욱씬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통증이 가라 앉았지만 내일 치과에 가서 이야기해야겠다. (까먹지 말고!!!) 이참에 술을 아예 끊어보면 어떨까? 우리 사회에서 고기를 끊는 것보단 술을 끊는 게 훨씬 어려울 거라고 예상되는데 과연 해낼 수 있을까?
7월 2일
일본 사법부의 판결 대다나다!
7월 2일
우리집 가사노동 분업 현황 ㅇㅅㅇ;
엄마가 저녁에 외출을 해서 집에 오셨다. 가족 모두 귀가가 늦어져 엄마 혼자 계셨는데 얼굴 본다고 기다리면서 세탁기 돌리고 집안청소까지;; 진작 청소 좀 해놓을 걸 후회하지만 결국 오늘도 늦게 들어가서 빨래 너는 일도 못했다. 엄마에게 집안일 또는 가족을 보살피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 걸까, 다리를 제대로 못 쓰면서도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