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다들 바쁘니까 한 집에 살아도 얼굴 보기가 어렵다. 그리하여 카카오톡에 가족채팅방을 개설해 근황을 알리거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매개로 쓴다. 채팅방 이름은 가족오락관이다. 가끔은 진짜로 재미있는 글도 올라온다. 엄마가 의미가 애매모호한 스티커를 날려와서 킥킥 웃을 때도 있다. 사실 엄마랑은 따로 채팅방이 있다. 주로 아빠 얘기를 한다. 아빠한텐 비밀.
5월 27일
저는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동성애자들이 좋습니다.
내가 사랑한 남자를 낚아채 간 사람은 언제나 이성애자 여성이었거든요. ;ㅇ;
성적선호의 범주가 달라서 생식경쟁을 할 필요가 없으니, 하아 다행.
5월 28일
최이동원 당원님은 선거운동을 하며 오르가즘을 느꼈다고 합니다.
선거가 섹시한 정당, 녹색당입니다.
5월 28일
"안전규제 완화하지만 국민안전이 최우선"
"노조는 탄압하지만 좋은 일자리 만들겠다"
이런 거짓말
"식품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었지만, 기준치 이하라 안전하다."
속지 마세요.
녹색당에 투표하세요.
5월 28일
전부터 활동했던 온라인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녹색당 정책을 알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냥이네에 들러서 전부터 알았던 분들과 소근소근 수다도 떨고요. ㅎ
http://cafe.daum.net/kitten/BQ/261548
낮에는 오프라인 밤에는 온라인, 하루가 참 짧아요.
5월 29일
다음카페 냥이네에 올린 글을 본 레오이모님이 녹색당 홈피에 가본 뒤 당원으로 가입하셨다고 한다. 감사하고 기쁘고 뿌듯한 마음. 한편으론 진작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홍보를 해 둘 걸 아쉽기도 하고. 우리끼리 네트워크도 중요하지만 외부로 홍보하는 채널을 여러 군데 만들어 두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선거 일주일 남겨놓고 이런 깨달음이라니.ㅋ
5월 29일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이란 단어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중앙의 변방에 있다는 느낌을 주는 단어, 어원을 찾아보아도 중앙집권 통치의 대상이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반면 '지역'은 중앙에 대비되는 개념이 아니라 어떤 특징이나 동질성을 가진 하나의 공간영역을 부르는 말이지요.
경기도는 서울시의 바깥이 아닙니다. 수도권의 밖에 있는 지역이 중앙을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지금 이 자리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이 바로 생활의 중심입니다.
저는 녹색당에 '중앙당' 대신 '전국당'이 있다는 데 자긍심을 느낍니다. 모든 지역에서 움직이고 파동을 만들어 내는 녹색분자, 우리 녹색당원이 있습니다.
지역자치, 중요한 것은 시민이 결정합니다.
지역분권 풀뿌리 민주주의 녹색당
5월 30일
생태계의 보물창고 임진강 습지에 토목공사라니 사대강 대운하 시즌2인가요?
생명을 품은 임진강에 하천토목사업 중단하고
파주의 유기농업을 지켜냅시다.
5월 30일
시민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서형원 후보.
과천을 강남의 변방이 아니라 과천으로, 대한민국의 녹색심장으로 뛰게 할 에너지가 가득했어요.
5월 31일
성남-고양-파주-과천
하루가 참 길고 또 짧았어요. 뜨거운 햇살 가득 열정충만한 하루!
6월 1일
어젯밤 안양에서 성남까지 택시를 타고 들어갔다. 피켓을 한무더기 끌어안고 뒷자리에 탔는데 기사님이 말을 걸어왔다.
번호가 2번인가요?
아뇨. 6번이에요. 녹색당!
녹색당? 아아 녹색당. 들어본 적이 있는데… 없어지지 않았나?
정당법 때문에 잠깐 이름을 빼앗겼다가 헌법재판해서 다시 찾았어요. 이제 앞으로는 계속 녹색당이에요.
그랬구나. 녹색당. 녹색당이 낫네. 요새 극우가 많아서…
일베 같은 애들요?
애들 말고도 박근혜 동생 있잖아. 걔 남편이 공화당인가를 만든대. 박정희 정신을 이어서… 나 배꼽 잡았어.
공화당 진짜 만들었어요. 이번에 비례도 냈대요.
아? 진짜? 또라이 많네. 정당 참 쉽게 만들어. 민노당 만들 때는 고생 많이 했는데.
저희도 창당하고 재창당하고 그러면서 우여곡절 많았어요.
민주노동당 때 당 만들고 국회의원 나오는데 한 십 년이 걸렸잖아. 지금 보면 심상정이 노회찬이 어디 가서 안 밀리지만 처음엔 어디 그랬나? 녹색당도 지금은 힘들겠지만 십 년만 버텨보면 달라질 거야.
그렇겠죠?
그럼. 길게 보고 쭉 가요. 당 이름 바꾸고 합쳤다 쪼갰다 하지 말고.
그럼요. 녹색당은 영원히 녹색이에요.
아가씨가 비례후보야?
넵.
비례 몇 번?
6번요.
그렇게 후보를 많이 냈어요?
아뇨. 후보는 하나고요. 기호가 6번.
내가 원래 노동당에 한 표 주려고 그랬는데 이번엔 녹색당에 줄게요.
우왕우왕우왕우왕 감사합니다!
완전 힘 받아서 한밤중에 현수막 달고 손피켓에 색칠했다. ㅎ
ㅡㅡ 오늘의 일기는 넘 졸려서 내일로…;
6월 1일
오늘은 이천 임을재 시의원 후보 집중 지원의 날. 이천에서 선거운동 하고 있는데 청주 사는 오빠야가 똻 나타났다. 전에 오빠가 6월 1일에 시간이 난다며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먼 거리에서 이천까지 정말로 와주다니 반가와서 눙물이.
녹색당의 선거운동은 다른 당에 비하면 참 소박하다. 나는 우리의 소박함이 좋은데 다른 사람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 조금은 불안한 느낌도.
손으로 만들어 색을 칠하고 꽃을 단 피켓을 들고 설봉공원으로 이동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녹색당에 뭐가 있냐? 돈이 있냐 권력이 있냐?"
"사람이 있고 열정이 있고 철학이 있지."
결국 오빠는 당원가입을 결심했다. 사랑해요 당원동지
6월 2일
"원자력발전 반대운동은 유토피아주의라든가 이상주의라든가 무슨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운동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에 뿌리를 둔 운동입니다. 누가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든 방사능이 새면 모두 곤란을 겪습니다. 방사능이 새느냐 어떠냐 하는 것은 의견이나 사상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현실입니다." (더글러스 러미스)
6월 2일
딴지이너뷰 'ㅇ'
http://www.ddanzi.com/ddanziNews/2492864
6월 2일
지방선거 D-2
흑색선전, 네거티브 공세, 노이즈 마케팅
이제 끝까지 막 나갑니다.
6월 3일
안명균 위원장님과 함께 의왕시민들께 퇴근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 사무처장님이 인덕원까지 차로 데려다 주셨다. 자정이 넘어 차에서 내리며 굿나잇 인사를 했다.
"안녕히 다녀오세요!"
ㅇㅇ; 집에 잠시 다녀오시고 내일 아침에 만나요;;;
6월 3일
지방선거 선거운동 마지막 날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나는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라 괜한 일로 짜증을 부리기도 했고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할 때도 많았다. 무슨 일이 닥칠 지 알지 못했고 대비하지 못해 우왕좌왕 급히 서두르며 실수도 했다. 그러나 초조함과 불안함은 잠시 미뤄두고 남아 있는 시간을 생각해 본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 지치고 성과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느리게 가자고 주장하는 이 정당이 나는 참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당의 이름으로 승리하기 위해 다른 정당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했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는 무엇일까?
경쟁의 반대는 협동. 서로를 북돋우고 보듬어 안는 마음. 가난해도 소박하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행동.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 자기 자리에서 단단하게 뿌리 내리고 일어서는 풀 한 포기 한 포기의 힘이 녹색당이 가진 힘의 근원이었다. 그 덕분에 나 같이 작고 작은 풀포기도 버텨냈던 것이 아닌가.
아침부터 주륵주륵 비가 내리는 날, 풀잎이 힘차게 이파리를 흔든다. 마지막까지 끝까지 영원히 나는 녹색.
머리에 꽃을 달고 길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목소리를 높여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표정을 꼼꼼하게 살피고 웃으며 설득하고… 이제 멈추고 기다릴 뿐.
6월 5일
개표방송 보는 대신 바느질을 하고 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혼자서 하기에 바느질만한 일이 없지. 알록달록한 천을 잘라 면생리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패배를 두려워한 적은 없었고 결과에 좌절할 정도로 허약하지도 않아서 나는 지금 괜찮다. 당원들과 지지자들께 위로가 될 만한 말을 찾아보려 노력하다 그만두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나겠지. 그래.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다 보니 몇 장의 결과물이 쌓였다. 은재씨가 잠자리 용으로 큼직한 면생리대를 만들어 달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났다. 하지만 아직 선물이라 내보이긴 부끄러운 기분.
저녁 내내 바느질을 했지만 결과는 참 보잘 것 없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거라 믿는다. 당장 속도가 나지 않아도 괜찮아. 느리게 느리게 한 땀 한 땀. 그러다 바늘에 따끔 찔릴 수도 있지만 바느질을 포기하지는 않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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