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청도 삼평리 주민 2명과 연대자 5명이 연행되었다고 한다. 보나씨도 많이 다친 상태로 연행되었다고 한다.
돈으로 옭죄고 법으로 압박하고 힘으로 짓누르는 폭력과 야만의 새벽, 청도 삼평리에서.
http://kgreens.org/100682
7월 22일
폭력의 집행자는 언제나 사실을 왜곡하려 하며 피해자 중에 고통을 온전히 직시하고 증언할 수 있을 만큼 용기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한 까닭으로 폭력이 반복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작가의 책을 읽다가 문득.
7월 23일
나는 이 사람들이 좋아서 녹색당원이 되었습니다. 성남당원 총회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7월 23일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안 하면 필요성을 안 느끼는 놈과 뭐가 다른데?
라고 안명균 위원장님이 말씀하셨다.
금요일 오전에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가기로 했다.
http://m.yna.co.kr/kr/contents/?domain=2&ctype=A&site=0100000000&cid=AKR20140722183251079&mobile
7월 25일
너무 많은 사람이 뒤엉켜 있어서 어디서부터 풀어봐야 좋을지 엄두가 안 나는 꿈을 꾸었다.
7월 25일
갈비에 금이 갔다고 한다.
7월 27일
다 자란 아이들은 상처를 감추기 위해 욕을 했다. 분노를 토로하며 상처가 치유되지는 않았으나 아픔은 견딜만한 것이 되었다. 덜 늙은 노인들은 지팡이를 휘두르며 걸었다. 지팡이에 의지하지 않아도 걸을 수 있었지만 힘겨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꿈에서 다시 군중을 보았다. 잠결에 이렇게 썼는데 무슨 뜻일까. 오늘이 토요일인지 일요일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졸립다.
7월 28일
큰 소리가 났다. 불꽃이 일었다. 먼지가 자욱했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왜 미리 떠나지 않았느냐고 한 남자가 나에게 책망하듯 물었다. 나는 세티가 여기 있어서 떠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세티는 그곳에 없었다. 나는 세티를 찾아 돌아다녔다.
꿈에서 깨고 나서 보니 우리 강아지 세티는 이미 작년에 죽었네…
7월 29일
전쟁 또는 학살에 대한 꿈.
복종을 거부한 자들이 먼저 살해당했다. 복종을 선택한 자들은 신이 나서 총을 쏘아 댔다. 나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강 여울의 물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총소리가 그치고 잠시 정적. 그리고 군화의 딱딱한 바닥이 수면을 차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나보다 어린 아이 둘을 양 팔에 끌어안고 고개를 푹 숙였다. 오른쪽의 아이는 세티였고 왼쪽은 봄봄이었다고 확신한다.
군인이 내 목 뒷덜미에 총부리를 겨눈 뒤 말했다. 어떤 동기에서 비롯했든 사람은 착한 일을 하다 보면 착해지고 나쁜 일을 하다 보면 나빠지게 마련이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지만 꼼짝도 하지 못했다. 조심스럽게 양 팔에 힘을 빼고 아이들을 놓았다. 그러나 겁에 질린 아이들은 도망치지 않았다.
좋아요좋아요 · · 홍보 · 공유하기7월 29일
전쟁 또는 학살에 대한 꿈.
복종을 거부한 자들이 먼저 살해당했다. 복종을 선택한 자들은 신이 나서 총을 쏘아 댔다. 나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강 여울의 물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총소리가 그치고 잠시 정적. 그리고 군화의 딱딱한 바닥이 수면을 차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나보다 어린 아이 둘을 양 팔에 끌어안고 고개를 푹 숙였다. 오른쪽의 아이는 세티였고 왼쪽은 봄봄이었다고 확신한다.
군인이 내 목 뒷덜미에 총부리를 겨눈 뒤 말했다. 어떤 동기에서 비롯했든 사람은 착한 일을 하다 보면 착해지고 나쁜 일을 하다 보면 나빠지게 마련이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지만 꼼짝도 하지 못했다. 조심스럽게 양 팔에 힘을 빼고 아이들을 놓았다. 그러나 겁에 질린 아이들은 도망치지 않았다.
7월 29일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주 작은 변화가 모여 구조의 전환으로 이어질 거라고 믿는다. 그러한 변화가 미적으로 아름다운 또는 예술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부터 이루어진다면 더구나 더 크게 복 짓는 일이 되지 않을까. 두근두근. 설레는 밤.
7월 30일
성남시민단체가 모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야탑역 광장에서 릴레이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농성장 옆에는 시청에서 운영하는 분향소가 있고 성남시 공무원이 파견되어 있다. 나도 잠시 단기간 단식에 동참했다. 오후 5시부터 농성장을 지키며 있었던 일들.
농성장은 시민단체 사람들의 사랑방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먼저 농성장을 지키고 계시던 박경희 선생님과 한덕승 선생님과 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 김승열 선생님과 민예총에서 일하는 화가 선생님과 둘레둘레 둘러 앉아서 동네 이야기도 하고 세월호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 결혼 이야기도 했다. 서른세살 먹은 아가씨는 결혼얘기 나오면 할 말 많아도 할 얘기는 없다;
노숙자인 듯한 아저씨가 농성장으로 와서 물을 달라고 했다. 생수병을 건네자 받아들고 무리로 돌아갔다. 몇 번인가 물을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그러다 광장 한켠에서 술을 마시던 노숙자들 중 여자 하나가 고래고래 욕설을 퍼붓다가 농성장 텐트를 향해 물병을 집어던졌다. 그녀는 무엇에 분노한 것일까, 경찰을 부르라며 소리를 질렀다.
함께 있던 사람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그 여자는 사라졌다. 주변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노숙자 아저씨들도 어디론가 가버렸다. 젊은 경찰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지에 이름을 남기고 전단지를 집어들고 갔다.
바로 옆의 경정장에서 우르르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는 좀 무서웠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셨다. 패배감에 젖은 돈 잃은 사람들… 딱히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분위기가 너무 싫었다.
갑자기 한 남자가 이마에 피를 흘리며 분향소로 왔다. 남자는 만취한 상태였고 손에 든 검은 비닐봉투 안에는 소주병이 들어 있다. 분향소를 지키던 공무원 아저씨가 남자의 이마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 주었다. 만취한 남자는 분향소 앞에서 꺼이꺼이 소리 내어 울었다. 자기 어머니인가 누이인가 누군가를 부르며 격하게 울었다. 그는 정말 슬퍼 보였다. 술이 그의 슬픔을 더 북돋웠을 것이다.
남자가 몸을 가누지 못하자 공무원 아저씨가 의자에 앉히고 이마의 상처를 다시 한 번 살피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119 구급대원 두 분이 구급상자를 들고 와서 술 취한 남자의 상처를 소독해 주었다.
남자는 한동안 분향소에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몇 걸음 걸어가다 돌아서 자기 짐을 내놓으라고 했다. 공무원 아저씨가 잠시 망설이다 테이블 아래 감춰놓은 소주병을 꺼냈다. 소주병은 뚜껑이 열려 있었다. 공무원 아저씨는 의심스런 표정으로 냄새를 맡아 보았다. 술 취한 남자가 소주병을 채어 갔다. 비틀비틀 길에 술을 흘리면서도 소주병을 꼭 쥐고 걸었다.
군포에서 녹색당원 최은식님이 지지방문 오셨다. 멀리서 와주셔서 감사하지만 함께 밥을 먹으러 갈 수는 없으니 함께 단식을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오늘의 릴레이 농성시민 1인 추가요.
햇빛발전협동조합 이석주 선생님이 오셨다. 내일 성남시의회에서 기자회견 할 내용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은행동에 있는 기울어진 빌라건물 이야기도, 근처에 도로공사를 하고서 건물이 기울어졌는데 아무도 해결할 생각을 않는다고 한다. 피사의 사탑처럼 성남의 기울어진 빌라가 관광명소가 되기를 바라는 기다리는 걸까, 이상한 일이다.
오후부터 계속 자리를 지켜주신 마은경 선생님과 석주쌤이 함께 식사하러 가셨다. 두 분이 잠깐 다녀오신다고 그래서 담배피우러 가시는가 했는데 한참 안 오셔서 식사하시는구나 알았다. 일부러 점심을 세 시에 먹었는데 조금 배가 고파왔다.
서목사님과 열린교회 교우님이 오셔서 한참 피켓팅을 하신다. 피켓이 머리 높이로 올라가게 번쩍- 저렇게 높이 들면 팔 아픈데 지치지도 않으시는 듯. 이것이 노익장! 올드맨 파워 업 푱푱!
성남시청 공무원 아저씨가 분향소에 꽂혀 있는 흰 국화에 물을 주고 있다. 정성스럽게 조금씩 물을 조금씩 나눠서 부어주는 모습을 바라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다른 생명을 보살피는 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 중에 가장 아름다운 행동.
김해숙님이 오셨다. 우리 옆 동네 시의원님, 녹색당 서형원님 이야기 좀 하고 나서 얘깃거리가 떨어져서 좀 어색했다.
노랑머리로 위장한 빨강머리엘님과 함께 부직포로 노랑 별을 만들어 엮어서 농성장 천막에 달았다. 석주쌤 은경쌤 승열쌤도 돌아오셨다. 우리는 함께 노랑 별을 만들었다. 바람이 스쳐 별이 흔들렸다. 별이 된 아이들은 잘 있을까…
7월 31일
단식투쟁;;을 태어나서 처음 해봤다. 투쟁은 고사하고 단식이란 걸 해본 적도 없었다. 가끔 너무 바빠서 제때에 밥을 못 먹거나 재미있는 일에 정신이 팔려서 끼니를 거른 적은 있어도 일부러 식사를 넘기는 일은 해본 적이 없었다. 다이어트? 먹는 건가요 우걱우걱 여튼
엊저녁 달랑 한 끼 굶어놓고서 체력이 완전 고갈되어 겔겔거리다 침대에서 기어나와 복숭아와 양배추 파프리카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냉장고에 양배추님이 계셔서 어찌나 고마왔던지. 드레싱은 집에서 만든 요거트에 애플민트청을 섞고 소금간한 뒤 녹차가루 약간 넣은 것.
애플민트청 ㅡ 아주 괜찮다. 텃밭에서 수확한 애플민트를 나눔 받았는데 모히또를 만들어 먹고 싶지만 술을 마실 수가 없어 한 달 정도 보관할 방법을 찾다가 이파리를 춉춉 다져서 설탕과 레몬즙에 재워두었다. 과연 민트향이 날아가지 않을까 맛이 변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괜춘하다. 이대로 한 숟가락 푹 떠서 탄산수랑 럼을 부어주면 민트향이 폴폴 모히또 각종 드레싱에 쉽게 쓸 수 있고 비린내 잡내를 누르는 데도 유용할 듯.
7월 31일
단백질 보충 샐러드. 뼈가 붙으려면 단백질이 필요할 것 같아서 두부를 한 입 크기로 잘라 기름 두른 팬에 겉이 바삭한 느낌이 들 정도로 구웠다. 팬 가장자리에 가지도 얇게 썰어 놓아 살살 구웠다. 가늘게 채썬 양배추 양파 파프리카를 깔고 구운 가지와 버섯을 얹었다.
단백질 풍부한 식품을 먹을 땐 감칠맛이지, 하는 기분. 그래서 엄마가 찬장 깊숙한 곳에 둔 집간장을 찾아냈다. 구수한 집간장에 매실청과 현미식초를 약간 넣었다. 들기름을 찾다가 통들깨가 보여서 거칠게 갈아 넣었더니 고소하고 맛있넹
7월 31일
재보선 선거 결과를 보고 담담한 기분이다. 국민수준을 운운하면 바보, 국민이 개새끼라면 철인통치 하든가 박정희 찬양을 해야겠지. 극명한 선택이 분명히 드러난 것 같다. 거의 날것에 가까운 욕망을 보았으니 이제 우리가 보여줄 차례가 아닌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