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커헉. 올해들어 첫 수영. 삼십분만에 체력고갈. 헥헥
7월 11일
아이를 대피키시키 위해 철로를 따라 걸었다. 기차가 한 대 철컹철컹. 피난기차. 굵은 쇠창살이 쳐 있고 안에서 나무판자로 가림막을 대어 벽을 쳤다. 간신히 아이를 기차 위에 올려놓았다. 아이가 쇠창살을 움켜쥐고 기차에 매달리자 나무판자가 살짝 벌어지고 안에서 군인이 팔을 뻗어 아이를 안으로 들여 보내주었다. 기차는 속력을 높였다. 철길을 따라 뒤따라 달리다 결국 힘이 빠졌다. 그렇게 아이와 이별. 하는가 싶은데 기차 안에서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엄마를 찾는 외침. 기차는 빠르게 떠나가고...
꿈. 잠에서 깨어나 지금까지 통곡하며 울었다. 아직도 손이 덜덜 떨린다. 위기의 시대에 아이를 낳아도 되는 걸까 다시 한 번 고민.
7월 11일
기본적으로 비관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은 작은 성공에도 기뻐할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애정이 과하면 혼란스러워지기 쉽지.
7월 11일
불타는 금요일 밤. 드디어 퇴근해서 멋진 남자 세 명과 술집에 왔다. 셋 모두 녹색당원이라 딱히 퇴근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게 운동이야. 사람을 설득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라는 말에 설득당했다!
나는 네 명만 모이면 혁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 명만 모여도 혁명은 일어난다고 했지요.
나는 혁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저는 혁명이 뭔지 모르겠어요. ㅠㅠ 몰라. 엉엉.
나는 자유로운 사람들의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자유를 어떻게 정의하세요?
자유를 정의하면 안 되죠.
… 경제에서 자유를 정의했더니 자유주의 신자유주의 따위가 나온 거로구나.
7월 12일
세월호 서울시내 현수막 100장 걸기. 정당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에 걸리지 않아서 녹색당 이름을 함께 쓸 계획이신 모양입니다.
7월 13일
녹색당 여성정치워크숍 2탄 '밀양에서 청도까지' 할매있수다!
한전은 법이 있고 정부는 법이 있고 우리는 밀양 청도 할매들은 법이 없습니다.
우리 재산 우리가 지킬라 카는데 정부가 국민한테 와 이러는지 우리가 돈을 돌라카나 뭐를 돌라카나. 그냥 농사짓고 살게 해달라는데.
철탑을 세워가 뭐가 나온다카면 거를 시골까지 와 끌고 오노. 저거가 다 해먹지. 안 그렇십니꺼?
철탑을 지하로 묻어주면 될 낀데 돈이 없다꼬. 아니 한전이 와 돈이 없노? 용역 그거는 돈 하루 얼마나 줘야하나? 한전이 도둑놈이다.
할매의 입술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주름진 뺨과 턱이 떨렸습니다. 마이크를 쥔 손이 계속 떨렸습니다.
7월 14일
자기연민에서 벗어나기.
"상처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상처는 극복이나 치유의 대상이 아니라 보존과 심화의 대상이다. 그 상처가 ‘나'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손목에 그어진 자살기도의 흔적, 정신병원 입원 경력, 오랜 히키고모리 생활, 이혼과 생활고의 서사 등등. 사실 상처의 장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나의 상처’라는게 중요하다. 내 상처, 내 상처, 보물같은 내 상처. 저 고통 모르는 무구한 양떼로부터 나를 구분짓는, 내가 바로 이 세계의 주인공이라는 증거. 이들 마음 속엔 오대양을 합친 것보다 더 거대한 자기연민의 바다가 있어, 타인은 모두 거기에 질식해 죽는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데? 너 같은게 내 고통을 알아?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처는 '나'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렇게 살았던 게, 그토록 괴로웠던 게 나 뿐이었던 것이 아니다. 성장통, 경쟁의 압박, 실연, 돈, 배신, 가까운 이의 죽음, 병과 육체적 고통. 인간이 겪는 불행의 범주는 사실 뻔하다. 당신의 상처가 특별해 보인 건, 당신이 그동안 타인의 고통에 철저하게 눈 감고 귀 막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 정도의 상처는 당신이 알면 기절할만큼 많은 이들이 안고 살아간다. 오늘이라도 저 평화로워 보이는 양떼 중 한마리와 술잔을 기울여 보라. 당신 얘기는 그만 하고 그의 숨겨진 얘기를 들어보라. 당신 안에서 신화가 되어버린 그 상처가 얼마나 평범한 것이었는지 깨닫게된다.
아이가 한 사람의 어른으로 자라나는 지난한 여정의 어딘가에는, 오직 나에게만 있었으리라 믿었던 것들을 타인의 보편적인 경험 속에서 발견하게되는 순간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지 못하면, 육신은 늙어 쭈글 쭈글해졌어도 그 속의 자아는 영원히 자라지 않는 가여운 소공녀로 남게 된다. 소공녀 세라가 사랑했던 비스크 인형 에밀리. 내 상처, 내 상처, 보물같은 내 상처. 너만은 나를 특별하다고 말해주지. 그리하여 내 비루한 자아는 리틀 프린세스로 다시 태어나지. 끌어안고, 이야기를 하고, 망가질까봐 발을 동동 굴러봐도, 그러나 에밀리는 인형일 뿐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누구에게나 있어, 하나도 특별할 것 없는 인형. 일생 그 누더기 인형 부둥켜안고 가여운 자신을 위해 그 정도 울었으면 이제 그 다락방에서 좀 나오는 것이 어떨까. 소공녀 옷 입고 코스프레하는 동안 썩어들어간 정신과 육체는 이제 그 누구도 품지 못하고 키우지 못하는 불임과 불모의 대지가 되어버렸지 않은가." <에밀리>
7월 14일
날은 덥고 사무실은 찌는 듯이 덥다. 헥헥.
7월 14일
지방선거 평가 문서작성 중. 아... 정말... 정말... 너무 부족했구나. 눈물이 나려고 한다. 아니, 땀인가? 덥다.
7월 15일
성남 당원총회 준비모임 마치고 동생당원동지와 맥주마시러 와서 할리우드 영화 시나리오 쓰는 중. 우린 80년대 생인데 감성은 70년대
7월 16일
뭐. 언제는. 내. 맘대로. 됐나. 아님. 말고. 내 맘대로 안 되면 나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말지. 다른 사람은 원래 내 맘대로 안 됨.
7월 16일
사건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해도, 막을 수 있었을까?
7월 16일
저녁에 국회를 가려고 했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 단식농성하는데 옆에 앉아 있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런데 야근예정 ;ㅇ;
7월 16일
"신은 해답이라기보다 물음"
"기도란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에게 묻는 것"
아까 시리아 여행 방송 장면에 아시리아 동방교회 수도자가 인상 깊은 말을 했다. "신은 해답이라기보다 물음"이라고. 기도란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에게 묻는 것임을 깨달아 본다. (현이동훈)
7월 16일
새누리 새정치 헛소리하지 말고 유가족의 말을 들어라!
7월 17일
돈보다 생명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추모 팔찌 여성환경연대에서 제작판매하고 있어요.
좌표 드림 : http://ecofem.or.kr/13429
7월 18일
내 일상을 솔직하게 쓸 수가 없다. 요즘의 삶이 가식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진실을 회피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것이 공개되고 나면 상처받을 사람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괜한 걱정이었나 싶다.
7월 20일
책이다! #삼평리에평화를
꽃이다! 탄천
#삼평리에평화를. 할매들 목소리가 음성지원 된다. 농사 지으며 힘들게 살았던 이야기를 하다 바깥양반 돌아가실 적 슬펐던 이야기도 하다 깨알같이 자식 자랑도 하는데 얼마나 재미난지 책장을 덮을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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