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당원이 된 일은 다시 생각해 보아도 잘 했지 싶다. 취재 차 서울녹색당 창당준비위회의에 갔다가 당원이 되었더랬다. 사공이 많아 금방이라고 산으로 갈 것 같았던 배가 자연스럽게 물길로 흘러가는 모양이 신기하기도 했고 어디까지 가나 보자 하는 심정으로 앉아있다 보니 한 마디 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녹색당 내부에서 한 없이 평등한 의사결정과정에 놀라고 이 정당 같지 않은 정당이 대체 어떻게 돌아가려고 이러나 궁금하여 내부에서 관찰하고자 잠시 당원 신분을 가지려던 것이 어쩌다 보니 계속되었다.
그 덕분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주 많이 달라졌다. 불교에서 말하는 아상이랄까, 자기 중심 또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 흔들리자 이후로는 다른 생명들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놀라운 체험이었다. 그런 시선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일까, 당원들과의 관계에서도 어느 집단보다 더 강력한 유대와 존중감을 느낀다. 쓰다 보니 무슨 신앙 간증 같지만, 어떤 집단에 소속될 것인지 어떤 사람들과 교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은 정말로 중요하다. 내 생에 첫 정당은 녹색당, 마지막 정당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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