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 오계위령제를 다녀와서...
비록 꽃놀이에 대한 기대는 4월의 어이없는 눈으로 인해 부서져버렸지만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날이었습니당.
동물위령제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인간을 위해 죽은 동물을 기리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입니다. 내가 내 돈 들여 키웠으니 어떻게 죽어도 상관 없다는 게 아니라, 그 생명도 귀한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 금천구에서 누렁이 새끼를 망치로 100번 넘겨 쳐서 죽인 사건이 있었지요. 기사에 댓글이 꽤 달렸길래 사람들의 인식이 어떨까 궁금해서 대충 읽어보았죠. 물론 그들의 잔인한 행위에 대해 비난하는 댓글이 많았습니다만, '그 개가 시끄럽게 굴어서 죽었다잖냐, 그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저럴 수 있다'는 글들이 꽤 눈에 띄었습니다. 생명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거죠. 누렁이든 오계든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겁니다. 어떤 생명도 어떤 이유에서든 그렇게 목숨을 잃어서는 안되는거죠. 어쩔수 없이 그 생명을 취해야하는 경우라면 적어도 그 생명을 기억하고 그 죽음이 헛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오계농장에서 본 25,6일쯤 된 병아리들이 생각납니다. 보통의 닭농장에서라면 벌써 육계로 도축되고도 남을 시간인데 이 녀석들은 손 위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아직 작고 삐약삐약 소리를 냅니다. 자연스러운 성장단계에서 생후 25일은 아직 유아기인겁니다. 한 생명이 태어나 자연스러운 성장단계를 거치고 본연의 습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어떤 생명에게나 적용되는 사회..
그런 사회에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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