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30일 목요일

위대한 개츠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모든 영화는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가 없는데, 영화에서 파티 장면은 지나치게 과장된 느낌이었다. 영화음악도 지나치게 현대적이었다고 기억한다.(개츠비 시대의 모던함이 아니라, 우리 동시대의 음악을 날것으로 보여준 느낌.) 흥겨운 정취를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까지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할 필요가 있었을까? 개츠비와 재즈시대 사람들의 욕망은 속물적이고 천박했으나 우리들의 것만큼 천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대목은 개츠비가 데이지를 자신의 집에 초대해 영국제 셔츠를 자랑하는 장면이었다. 개츠비는 높은 곳에서 자신이 이룩해낸 부유함을 옛 연인 앞에 전시하고, 데이지는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본 적은 없다고 고백하며 울먹인다. 둘은 한 공간에 있지만 여전히 다른 계층에 속해 있고, 그러나 여자는 남자의 속살을 더듬듯 그가 늘어놓은 셔츠자락을 애무한다. 이토록 세속적이고 건조하며 현실적인 로맨스는 다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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