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여자가 누구냐, 하면 바로 요 네비게이션 아가씨다. 암만 길을 헤매고 다녀도 한 마디 싫은 소리 하는 법 없이, 이 길이 아니다, 다음 골목에서 돌아가라 알려주기만 하거든. 네비 다음으로 좋은 여자가 바로 늬 엄마다. 어느 길로 가면 된다고 알려 주진 않지만 길 잘못 들었다고 잔소리했던 적은 한 번도 없거든."
갈림길을 지나쳐서 한참을 지나가 유턴을 한 뒤 되돌아오는 길에, 아버지의 말씀. 울 엄마는 차멀미를 하기 때문에 차에서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습관이 있어서 운전자가 어디로 돌아가는지 헤매는지 전혀 알아채지 못할 때가 많다. 이번에는 "경로를 이탈했음다~"하는 네비양의 목소리를 듣고 아빠가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아 채고 말았지만, 잔소리하지 않는 좋은 여자란 칭찬 아닌 칭찬을 듣고 난 뒤에는 한 마디 잔소리도 없었다.
"애 아바이는 생전 성을 내는 법이 없어요. 우리 둘이서야 투닥거리기도 하고 그라지만 친구들 앞에서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나한테 성을 내거나 면박을 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얼마나 순하고 착한지 몰라."
가족모임 술자리에서 숙모의 말씀. 시댁식구들 앞에서 은근히 남편 흉을 보다가 불쑥 날린 강력한 칭찬 한 방. 그 술자리가 끝나기까지 숙부는 계속 생글생글 웃으면서 앉아 있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부부를 움직이게 하는 힘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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