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6일 목요일
변호인.
허지웅이 변호인에 대해 쓴 글을 읽었다. 이 영화가 재미있는 영화라는 결론에는 동의한다.
그는 한 편의 영화로 인해 다시금 촉발된 정치적 의견 대립이 피곤하고 끔찍한 일이라고 느끼는 모양이다. 그래, 진심을 담아 울먹이며 외치는 목소리가 누군가에게는 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
그러나 이런 의문이 든다. 영화가 관객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재미만은 아니지 않나?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조롱받아야 할까? 이 영화가 사회적 맥락 바깥에서 재미로 소비되기를 기대하는 이유는 뭘까?
아래는 허지웅의 글 마지막 부분.
사실 <변호인>을 감상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단점은 영화 외부로부터 발견된다. <변호인>의 단점은 세상에 일베가 있다는 것이다. <변호인>의 단점은 세상에 여전히 비뚤어진 정의감만으로 모든 걸 재단하며 민폐를 끼치는 열성 노무현 팬덤이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공모자이자 공생관계인 저들은 <변호인>과 관련해서 역시 아무런 의미없는 소음만을 양산하며 논쟁의 가치가 없는 논쟁의 장을 세워 진영의 외벽을 쌓는데 골몰할 것이다. 그것을 지켜보는 건 피곤한 노릇이다. 그 난잡한 판에 억지로 소환되는 건 더욱 끔찍한 일이다. 이 재미있는 영화가 재미를 찾는 관객들과 불필요한 소음없이 만나고 헤어지길 기대한다. 허지웅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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