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안 들어간 만두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채식 만두로 판매되는 것들은 대부분 콩고기나 밀고기 같은 글루텐이 포함된 제품이었다. 일단 밀고기나 콩고기는 맛이 없고; 그렇게 인위적으로 단백질을 추출해 먹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결국 채식만두를 직접 만들어 보겠다며 한밤에 만두를 빚었다.
만두피 반죽은 엄두가 나지 않아 시판되는 제품을 사다 썼다. 25개 들이 2팩이면 충분하겠거니 했다. 그런데 만두소와 만두피의 양을 적절하게 맞추기는 참 어렵더라. 피가 모자라...;서 다음 날 추가로 만두피 4팩을 더 사와서 마무리했다. 결국 냉동실에는 100개의 만두가 가득...;
만두소는 완전채식으로 버섯+깻잎 만두와 당면+배추 만두, 호모 고기고기를 배려한 새우+부추 만두로 나누어 만들었다. 수많은 레시피를 살펴 보니 만두 속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쫀득이: 당면이나 고기 생선 류의 씹을거리. 이번엔 버섯을 고기 느낌으로 졸여 보았는데 썩 괜찮다. 느타리버섯을 쫑쫑 썰어서 기름 두르지 않은 팬에 볶다가 버섯채수가 나오면 간장 매실액 사과즙 등으로 불고기 양념하는 느낌으로 물기 없게 졸였다. 약간 짭짤하다 싶을 정도로 간을 해야 한다.
2.아삭이: 잘게 다진 단무지나 배추절임, 숙주, 김치 등 아삭하게 어울리는 채소 류. 집에 담아놓고 잘 안 먹는 무 피클이 있어서 건져 써 보았다. 가열하면 신맛이 많이 빠져서 그럭저럭 어울리는 듯. 동치미 무 같은 걸 넣어도 좋겠다. 부추나 깻잎 같이 향이 강한 채소는 취향에 따라 더해준다. 그런데 채식만두에는 향채나 오신채를 굳이 넣지 않아도 될 것 같다.
3.끈끈이: 쫀득이와 아삭이가 겉돌지 않고 한 덩어리가 되도록 만들어 줄 재료. 흔히 두부를 으깨어서 쓴다. 돼지고기나 새우 같은 재료를 완전히 갈아서 넣어도 비슷한 역할. 더 끈끈해지라고 날달걀을 넣어 반죽하기도 하더라.
이번 설에 떡국에 곁들여 열심히 내놓았다. 새우가 들어간 만두는 내 입맛엔 조금 거슬렸지만, 버섯으로 만든 만두는 정말 최고! 와구와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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