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3일 월요일
일상의 기록.
1.
요즘 자고 일어나면 목덜미가 뻐근하더라. 신경 쓰이는 일이 많아서 그런가 싶어서 마사지도 해보고 요가도 해보고 그랬지. 잠 자려고 누웠다가 그 이유를 깨달았다. 잠옷으로 후드티를 입고 자는데 누워 있으면 모자 부분이 뭉쳐서 목 뒤를 자극하는 모양이다. 잠옷을 바꿔야겠다.
2.
오늘의 총파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나는 친구한테 보험공단에서 보낸 청구서 돈 깎아주기 위해 서류 만들면서 저녁시간 보내야 할 듯. 일을 놓진 못해도, 돈을 버는 것도 아니지만서도, 괜히 바쁘네...
3.
친구를 만나서 LOL을 해봤다. 첨에는 근딜이 쉬울 테니 가렌으로 하다가 미스 포츈한테 엄청 당해서 총소리만 나면 도망다녔다. 그 담부턴 미스 포츈으로 신나서 빵빵 쏘고 다녔다. 통계 보니까 킬수는 서너개 정도인데 어시스트 킬수는 열개 이상 나오더라. 미스 포츈이 원래 그런 캐릭인지 아님 내가 막타를 못쳐서 그런 건지 쫌 아쉽.
4.
홍보 일을 맡았다. 첫 회의 마치고 매력적인 사업이라 해보기로 결정. 사실은 시간에 치여 엄두가 안 나지만 거절할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고. 그러나 사업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부각시키면서 동네 주민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함축적인 문구를 써내는 작업이 만만하지 않을 듯 싶다. 이런 건 잘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누군가 소개시켜 주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이번 달도 주말에 쉬기는 글렀네.
5.
금요일에 로또를 샀다. 로또를 살 정도로 경제적으로 희망 없는 상태는 아니지만, 굳이 생돈을 버린 이유는 꿈에서 대통령을 만났기 때문이다.
노짱이 생전에 봉하마을 계셨을 때 같은 분위기로 시민들 만나서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계셨다. 나도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어서 어째서인지 좌중을 정리하고 지휘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방문객 순서대로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들어오시구요,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안내 역할.
노짱 왼쪽으로 한 가족이 우왕좌왕하고 있었는데, 소년에게 엄마 아빠 사이로 서라고 하고 부모에게는 약간 뒤로 물러나서 꼭 붙어 서라고 뭐 그런 이야기를 했다. 노짱 오른쪽으론 어떤 아가씨와 그녀의 어머니 모녀가 같이 와 있었는데 부끄러워 말고 좀 더 바싹 다가오라고 그랬고. 평소 내 성격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지만 그렇게 정해주었다.
모녀 옆에 서 있던 다른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했다. "이쪽은 다 여자들인데 남자들이 같이 사진찍을 기회를 얻도록 내가 비킬까요?"
이렇게 번잡스런 상황에서 사진 속 성비를 맞추기 위해 자기 차례를 양보하다니, 감사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뭐라고 대답하지 고민하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 노무현 대통령님은 이미 사진 속에 들어가 있는 사람 같이 환하게 웃고만 계셨다. 말 한 마디라도 붙여볼 걸, 갑자기 후회가 밀려오네.
꿈 때문에 종일 싱숭생숭했는데 이런 맘을 털어 버리려면 어떤 행동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로또를 샀다. 대통령 꿈에는 복권사는 거라고;;; 딱히 바라는 건 아니지만 만약 당첨된다면 당연히 도네이션 고고싱ㅋ(하지만 당첨결과 거액기부자가 되지 못했다.)
다시 생각해 봐도 꿈에서 봤던 그 아주머니 참 멋있었다. 무재칠시라고 재물이 없어도 다른 사람에게 보시할 수 있는 방법 일곱개가 있댔는데 그 중에 하나가 자기 자리를 양보하는 거랬다. 어쩌면 이 꿈에서 주인공은 노짱이 아니라 아주머니일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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