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3일 월요일

독재자의 죽음과 시민들의 슬픔.

꽤 어릴 적 기억. 김일성이 죽었을 때 평양시민들이 길거리로 몰려나와 엉엉 울고 있는 모습을 뉴스에서 보았다. 그때 북한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연기하는 걸까 아니면 세뇌당한 걸까 그렇게 느꼈더랬다.

인민 모두를 잘 살게 해준 것도 아니고, 자기와 의견이 다른 사람은 정치범으로 몰아서 잔혹하게 죽이고, 고문하고, 핍박하고, 일반인들이 진실을 알 수 없도록 언론을 통제하고 은폐하고 그랬는데, 그런 지도자가 죽었다고 슬퍼할 이유가 없잖아?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 일이지만 울 엄마의 증언에 따르면 박정희가 죽었을 때 서울시민들도 길거리로 나와 울었다고 한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울 엄마도 너무 슬프고 무서워서 울었다고 한다.

비록 독재자일지라도 죽음 앞에서 슬퍼하는 사람들의 마음음 북에서든 남에서든 진심이었을 것 같다. 나도 노짱 가셨을 때 엄청 울었으니까. 집단의 광기, 그런 슬픔의 체험을 공유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김일성이나 박정희에 대한 비판이 객관적으로 납득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박정희의 과오에 대해 그가 얼마나 왜곡되고 과대평가된 인물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씨알도 안 먹히는 데는 이유가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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