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앞을 보고 증오는 뒤를 본다. - 미뇽 머거클린
2. 간통죄
간통죄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나는 간통을 악덕으로 규정하는 건 공산주의적이라 말했다. 사랑이 어떻게 평등할 수 있느냐, 나의 정절이 상대의 정절을 강요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이런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다.
친구는 내 말이 잘못되었다고 했다. 공산주의에 대한 나의 이해가 단편적인 까닭이다. 친구가 사회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인지 아주 그럴듯한 설명을 듣고 내 말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는데 그 이유를 다시 쓰려니 어렵다. 여튼 공산주의는 관계의 공평함과 상관 없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친구는 반대로 간통죄는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형벌이라고 설명했다. 사랑과 생식의 문제를 독점적 또는 일방적인 거래로 인정하고 계약의 위반에 대해 처벌하기 때문이란다. 물론 이보다 훨씬 멋진 말로 설명했지만 대충 그런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는 납득할 수 있었지만, 우리의 말장난은 거기까지였다. 간통죄의 형사 처벌은 다만 사적 복수심을 공적 형벌로 제도화한 것이라는 결론. 무슨 이데올로기에 가까운지는 중요하지 않다. 복수심은 이념이 될 수 없으니까.
사랑이 공평한 분배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믿음이 현재의 간통죄를 지지하는 근간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그러나 사랑은 언제나 자족적인 감정이다. 사랑이 일종의 권리라고 착각하는 자들은 사랑 받을 자격이 없다.
... 요즘 간통에 대해 생각하는 걸 보면 결혼할 때가 된 것 같다. 음...
+ 용이의 말
위통 치통 간통 으악, 두통엔 개보린정 간통엔 법정
+ 선배의 말
간통에 대해 생각하다니 결혼할 때가 아니라 이혼할 때가 된 거 아니야?
3. 위기감
사랑이 시작된 순간을 알아채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끝나는 순간은 분명히 알 수 있다. 사랑이 사그라들 때는 최선의 노력으로 감정을 죽이는 편이 낫다. 천천히 진행되는 감정의 소모는 고문에 가깝기 때문이다.
4. 외로움에 대해
결혼을 하면 권태감과 싸우게 되고, 결혼을 하지 않으면 존재의 본질적 고독과 싸우게 된다. (물론 싸우지 않고 순응하는 사람도 많다.)
이 말에 대해서 결혼한 선배언니가 밝혀준 결혼의 실상 "결혼을 하면 권태감과 싸우면서 배우자랑 싸우고 그 때문에 환기된 존재의 본질적 고독과 싸우게 되지. 배우자 마저 남이고, 남 맘은 내맘같지 않다는 걸 느끼는 데서 오는 본질적인 고독."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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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항상 느끼지만... 작나무님의 주변분들.. 핵심을 찌르는 말들을 정말 잘하시는것 같아요. 폭풍공감합니다.
삭제제가 막 찔러주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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