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일 목요일

연애의 기록.

짭짤하게 고운 소금을 뿌린 얇은 튀김옷이 바삭 부서지면 가늘게 썬 양파와 감자와 오징어와 새우가 촉촉하게 혓바닥에 감기는 독특한 튀김은 무척 맛있었다. 기름으로 번들거리는 손가락과 입술을 핥으며 튀김이 담긴 봉지를 끝까지 놓지 않는 나를 보고 그가 말했다. 오천원짜리 튀김인데 맛있게도 먹네, 만족감인지 아쉬움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낮게 깔려있는 목소리였다.

그는 오른손을 뻗어 나의 왼손을 쥐고 입술 근처로 가져가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부드러운 입술, 그 얇은 피부와 더운 숨이 동시에 손등에 닿았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그의 팔꿈치 안쪽, 부드러운 살이 접히는 주름에 입을 맞췄다. 그는 내가 몸을 기대는 동안 내 손을 놓지 않았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개-되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저를 귀찮아하는 주인의 발끝을 따라다니며 눈을 마주치며 꼬리를 흔들어대고, 저를 잡아먹을 지도 모르는 이에게 배를 드러내고 숨통을 끊어놓을 지 모를 손아귀에 목덜미를 맡기는 것, 사랑하는 이에게만 허락할 수 있는 일들이다. 내 안을 헤집고 들어와도 괜찮다고 허락하고 결국 상처입게 되더라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그렇게 온전한 개가 될 수 있다면 행복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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