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6일 금요일

감정의 폭발에 대해.

울음을 보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눈물이 흐를 것 같을 때에 약 십오 초 정도만 참아내면 딴 생각을 하든 자리를 피하든 어떻게든 위기를 모면할 방도가 생긴다. 울음은 참아 보고 웃음은 참지 말자고 나름의 방향을 잡아두었다. 그런데 이런 일에서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아서 아주 격한 감정은 늘 축축해진다. 감각이 생생해지는 열락의 순간에도, 발 밑의 땅이 사라져버린 것 같은 좌절의 순간에도 그렇다. 그렇게 울어버리고 나면 나 자신의 내면에서는 무언가 해소되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미안해진다. 죄책감과 죄의식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악순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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