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문제가 생겼다. 유선으로 연결하면 가능하지만 와이파이는 인식하지 못한다. 2009년에 구입해서 5년이 되도록 주구장창 사용해 온 델 인스피론 1545. 그동안 잔고장 한 번 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을 지도 모르겠다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다. 아이폰 핫스팟으로 인터넷에 연결하고 검색을 시작했다.
클리앙에서 백신 프로그램 아바스트를 썼더니 인터넷이 불안정해졌단 글을 보고 일단 아바스트를 지우기로 결심했다. (http://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18808495 여기 댓글에 보면 전자렌지의 마이크로웨이브가 무선인터넷 통신전파에 간섭한다는 내용이 있다. 놀랍지 아니한가;) + 아바스트를 지운 뒤 무료백신 찾다가 아비라로 교체했는데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격하게 구리다는 점만 제외하면 괜찮은 프로그램인 것 같다.
하지만 백신프로그램 삭제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장치관리자에서 네트워크 어댑터 항목을 확인해본 결과 아바스트 방화벽 NDIS 필터 미니포트에 경고등이 들어와 있었다. 하나씩 수동으로 제거했다. 그래도 무선인터넷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노트북 제조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네트워크 드라이버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 재설치했다. 무선랜카드는 인텔 와이파이 링크 5100 agn, pci컨트롤러는 마벨 유콘, 두 개의 드라이버 파일이 다운로드 완료되는 순간 전화기가 울렸다. 데이터 사용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의 문자메시지였다. 헐; 게다가 드라이버 재설치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델 기술지원팀에 전화를 걸었다. 친절한 상담원과 전화로 이런저런 과정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원격으로 서포트 해주겠다고 한다. 부끄럽지만 컴퓨터를 내맡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진작 바탕화면 정리라도 해둘 것을 그랬다. 설마 *.avi 이런 걸 검색해보진 않겠지... ;ㅇ;
상담원이 장치관리자를 살펴보더니, F2 키를 눌러보란다. 이 노트북은 무슨 생각인지 F~키는 펑션키와 함께 조작해야 동작하는 걸로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F~키와 위치를 공유하는 볼륨조절이나 화면밝기 조절 등의 기능을 가진 단축키가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첨에는 이것 때문에 엄청 불편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F~키를 사용하지 않는 습관이 들어버렸다.
그런데 다시 보니 F2자리에는 무선랜 on/off 단축키가 있었다. 키를 누르자 마법 같이 와이파이가 연결되었다. 무선랜이 작동하지 않았던 이유는 다만 무선랜을 꺼놓았기 때문인 것이다. 아마도 평소에 무선랜을 꺼놓으면 전원이 절약된다거나 통신보안에 유리하다거나 무언가 장점이 있을 테지만 나로서는 한 번도 이용해본 적 없고 맨날 들여다본 노트북에 그런 단축키가 있는줄도 몰랐다.
그러니까, 고객님 모니터가 켜지지 않는다면 전원버튼을 눌러보세요~ 우왕ㅋ 화면이 켜졌어요~ 뭐 이런 상황. 결국 무선인터넷 문제를 해결해서 기쁘긴 하지만 마냥 기쁘지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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