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잠들지 못하고 주인의 귀가를 기다린다. 이 개를 이 식구들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동생은 서현역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나는 서른살 건장한 남자 동생의 늦은 귀가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개는 그를 기다리며 안절부절 내 옆에 누웠다가 현관에 나갔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나는 개가 안쓰러워 방문을 열어 두었다. 개가 방문을 긁을 때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열어주기 귀찮기도 하다. 이 개는 얼마나 많은 밤을 이렇게 보냈던 걸까? 나는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으로서 개의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감탄한다. 조물주가 진정 공평한 분이라면 나보다 먼저 이 개를 구원하셔야만 한다. 나는 내 개가 먼저 들어가지 않은 천국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 물론 내가 개보가 먼저 죽을 가능성도 있고 내가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어쨌든 신이 존재한다면 그분은 내 개를 구원하셔야 한다.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이 개가 하는 것처럼 진심으로 절대자를 섬길 수는 없다. 개는 피곤해서 한숨을 쉬듯 코를 곤다. 그러나 엘레베이터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면 귀를 쫑긋 세운다. 신이 나에게 얼마나 자주 오셨는지 나는 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잠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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