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5일 월요일

지난 밤 작업 중의 메모.

1.

말랑말랑한 글쓰기에 대해. 여러 문장을 접속사로 연결하지 않는 편이 낫다. 허술한 관계가 더 나은 발전의 여지를 가지고 있듯이 인과관계가 규정되지 않은 문장이 더 많은 생각을 낳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배000 말랑말랑한 글이란?
어떤 글일까?
궁금하다?
근데?
500원이 필요할까?

이동현 써둔 글을 퇴고하다가 너무 딱딱하게 보여 고민하다가 접속사를 꽤 많이 추려내고 나서 다시 보니 좀 나은 것 같더군요. 접속사를 빼고 나니 인과나 선후의 관계가 불분명해지기는 하는데 사실 상 단 한 번도 분명했던 적이 없었던 관계를 억지스럽게 규정하지 않는 글쓰기가 말랑말랑한 글쓰기가 아닌가 싶어요. 궁금하면 500원이라는 통설에 따라 다음에 후불로 받겠습니다.


 2.

정말 아름다운 여자라면, 자신의 아름다움을 증명하기 위해 전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0익 증명한다는 것 자체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죠.

신0성 아마도... 아름다움을 증명하려고 노력을 안하는 여자는... 정말 아름다운 여자가 아니라... 이제는 자기가 아름답거나 말거나 상관이 없는 여자 아니겠냥... 문제는 그런 경우 주변 사람들이, 저건 더 이상 여자가 아니다라고 판단할 우려가 있긴 한거 같다 ㅎㅎㅎㅎㅎ

서0운 나는 아름다움을 증명하려고 한적은 없는거 같은디. 그냥 나를 증명하고 싶었던거 같어. 계속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실험하고 용기내어보고. 보여지는것에 대해서 신경을 썼다기보다 그런 나에 대해 고민하는 게 겉으로 드러난거 같어.

이동현 소설에서 어떤 아름다운 여자를 묘사하며 다른 여자의 시선에서 "그 여자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본 적이 없을 것 같았다"고 생각하는 대목을 써두었었는데 그 문장을 지울까 말까 고민하던 중;; 관찰자는 자신이 아름답다고 믿지 않고 어떤 남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이 드러나게 되는 일 자체도 당혹스럽게 느끼고 있는데,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미녀를 보고 위축감을 느끼는 거지. 그런 대목을 고민하다가 남긴 글입니다. 'ㅇ';;



3.

성공이란 키워드를 달고 있는 일들은 대체로 역겹다. 성공을 알려주는 지침서는 대체로 끈질기게 절망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4.

작년 여름에 쓴 일기를 보다가 깨달았다. 지난 일 년 동안은 꿈에서 무언가에게 시달렸던 적이 별로 없었다. 대체로 어떤 사건을 바라보았다. 기분 좋지 않은 일이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고통스러운 꿈을 꾸고 헐떡이며 눈을 뜨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기억한다. 그동안 무척 건강해진 것 같다. 이명은 견딜만하고 환청도 줄었다. 살만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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