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꾸 한다. 혼자서 그림일기 그리는 수준을 넘어서 체계적인 커리큘럼 속에서 그리는 방법을 배워보고 싶다. 학교에서 한 학기 과정으로 동양화의 기초를 배웠던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이 참 좋았었다.
또 얼마 전에 가나아트에서 한경혜라는 작가가 물과 돌을 그린 작품을 보았는데 그 시원한 느낌도 끌렸다. 이런 분들을 선생님으로 모실 만큼 실력이 있는 건 아니니까 걍 참고만. 그냥 가까운 시민학교 같은 곳에 등록해서 1년짜리 단기코스를 수강할까 하는 마음도 있고... 이래저래 망설이기만 하고 있다.
내 서랍을 뒤져보면 붓도 있고 벼루도 있고 팔레트도 있고 (아마 다 굳어버렸겠지만) 물감도 있다. 화방에 가서 종이만 사오면 된다. 교재도 가지고 있고 수업시간에 들었던 내용도 생각이 난다. 그렇다. 시작하면 된다. 그런데 선뜻 시작하기가 참 두렵다.
그러다 문득 어떤 사람이 생각 났다. 학부 동기 중에 나보다 열 살 넘게 나이가 많은 오빠가 있었다. 정확하게 몇 살 차이인지 헤아려보지 않았는데 대충 지금 내 나이 정도였다. 그 오빠는 참, 이 나이에 어떻게 4년이나 비싼 돈을 주고 다녀야 하는 대학교에 등록했던 걸까,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용기를 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는 것 같다.
용기가 없으면 눈 감고 저지르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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