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등 뒤에서 안아주는 일은 쉽지 않다. 내면의 공격성을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다른 사람의 맨 등을 보면 충동적으로 무언가가 불쑥 솟아오르기 마련이다. 등을 내보인 상대는 순간 저항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반대로 자신의 등을 내보이는 일도 쉽지 않다. 아무리 방어본능이 허술한 무방비의 인간이라 할지라도 낯선 이의 백허그를 순수한 호의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은 정말로 드물다.
알몸을 보여준 남자라고 해도 누구에게나 등을 내주지는 않았었다.
등을 내밀 수 있는 상대는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며, 신뢰의 기준은 본능이 정한다. 믿을 수 있는 친밀한 사람에게 등을 맡기고 안겨 있을 때의 안락한 기분을 생각하면 그 기준을 허술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등을 내밀어도 좋은지의 여부는 정말로 본능적인 결정이라 어쩔 수가 없다.
등은 피부가 두껍고 예민하지도 않은 부위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평소에 다른 사람의 피부와 접촉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일까, 등뒤로 느껴지는 감각은 그것이 무엇이든 자극적이다. 숨소리, 들숨과 날숨이 지나갈 때의 흐름, 상대의 배와 가슴이 닿는 부분의 온기, 특히 상대가 남자일 경우에는 가끔 자지의 존재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 눈밭의 소나무 같이 뜻하지 않은 곳에서 불쑥 솟아오른 것이 압박을 가할 때면 더 이상 어떤 자극도 필요 없이 흥분해버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백허그는 흥분을 고조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행동은 아니다. 피부가 부드럽게 서로를 문지르고 말랑말랑해진 팔다리가 휘감길 때 우리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은 위로 솟구치는 것이 아니라 바닥으로 엷게 깔리는 것들이다. 위로와 연민을 전하고 이해를 확인하기에 이보다 좋은 자세는 없을 것이다.
월요일, 피곤한 아침, 백허그가 필요한 시점이다.
높이는 두 사람의 키 차이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것 같아요.
답글삭제키 차이가 많이 날 경우에는 어깨 위로 끌어안게 되겠지요.
키 차이가 별로 없다면 가슴 아래 배 위가 정석일테고요.
두 손으로 가슴을 덥썩 -_-;;;하거나 배를 주물럭 -_-;;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쓰다보니 이렇게 아슬아슬 경계에 서 있는 것이 백허그의 매력이군요.
보통 시작은 어깨를 감싸안으면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짜고짜 남의 겨드랑이 사이로 팔뚝이 불쑥;;;은 좀 글찮아요.
어깨를 안을 때는 팔을 끌어안듯이 앞으로 하지 않고 위로 들어올려서 머리카락 만져주는 것도 좋아요.
한 손으론 어깨를 감싸서 안아주고 다른 손으로는 머리카락 쓰다듬 쓰다듬 일케요. 좋죠.
백허그를 해볼 기회는 생길 거예요.
꼭 안아주고 싶은 사람, 안기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길.
(누구나 전생에 나라 하나 쯤 구했던 거 아닌가요?) - 딴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