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윤회를 믿지 않는다.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이번 생에 좋은 애인을 만나게 되었다는 농담을 종종 하지만 진심으로 그런 일에 인과관계가 있을 거라고 믿지는 않는다. 최대한 양보해서 환생을 인정했을 경우에 전생에 한 나라를 구했다면 그 결과로 현생에는 더 나은 나라에서 살게 되리라는 인과율은 인정한다. 그러나 구국의 공에 대한 보상이 좋은 애인이라니, 이건 어떻게 생각해도 군국주의적인 발상이다. 나는 이런 농담을 하며 내 안의 마초를 재확인한다.
사랑이란 그 자체로 기적 같은 일이라서 애써 설명한다고 분명하게 드러날 인과율은 없다.기적의 인과율은 은폐되어 있기 마련이다. 애초에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을 왜 기적이라 부르겠는가? 나는 연애관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과거의 어떤 사건이 원인이 되어 지금의 고통이 찾아온 것이라고 자책하곤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내가 무언가 잘했기 때문에 연애가 시작되었던 것이 아닌 것처럼, 무언가 잘못했기 때문에 연애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저감독이 말했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그러므로 너의 잘못이 아니다." 연애는 그러한 것이다. 잘못하지 않았다. 그저 벌어진 일이다. 따라서 어떤 노력을 통해서도 회복할 수 없다.
떨어져 나간 것은 결코 다시 자라나지 않는다. 새로이 들러 붙는 것을 두고 무언가 자라났다고 착각하면 곤란하다. 관계의 문제만이 아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은 허구이고 환상이다. 끊어진 링크는 다시 연결한다고 해서 복구되지 않는다. 새로운 연결, 용감한 재결합에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겠으나 모험적인 선택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흉터의 모자이크를 감상하는 미적 취향의 발견일 수도 있으나, 또다른 파국의 시작일 수도 있다. 얼기설기 봉합된 상처를 바라보지 않아도 절단되어 떨어져 나간 부위에 통증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상처의 흔적을 아름답게 부르는 말을 알고 있다. 추억. 그 모든 것이 지나간 일이고 지나갈 일이다. 돌이켜 생각하니 모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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