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드라마의 전형적인 이야기구조는 어떤 방식으로든 갈등이 해소되고 상처를 봉합한 뒤 가족의 안정감을 입증하며 끝난다는 이야기를, 지난 세미나 시간에 했었다. 화해의 대결론이라니,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모든 문제와 갈등을 있는 대로 드러내고,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않고, 그 상태로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정말 막장인) 대안 드라마는 없을까? 하는 이야기도 농담처럼 주고 받았다.
이후로 며칠 동안 결국 어떤 문제도 해결해주지 않고 끝나는 가족드라마가 있었던가 생각해봤다. 그레고리 잠자가 어느날 아침 벌레가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에서도 결국 가족들은 죽은 벌레를 내다버리고 어떻게든 희망차게 살아가기로 했다. 여동생은 일자리를 찾았고 아버지도 재취업을 했다지 아마... 이런, 카프가 너 마저...
굳이 찾아보자면 홍상수의 작품이 대안적인 막장 드라마 카테고리에 해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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